축하드립니다. 취임(10월17일) 50일이 됐습니다. 원래 진흥원(사업화본부장)에서 일하셨지만, 특별히 원장으로서 느끼는 어려움이나 보람이 있나요?

2007년을 시작으로 여기 춘천바이오산업진흥원에서 근무한 지 16년 차가 되었습니다. 입사 당시 진흥원내 입주기업들 대부분이 창업 초기기업으로 영세하여 보육공간 외에도 시설, 연구장비, 인력 등 기업 구성에 필요한 모든 요소들이 필요한 상태였습니다. 그만큼 어려운 상황이었지만 우리의 작은 지원으로 기업들이 성장하면서 더불어 우리 진흥원도 지금같이 함께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2003년 진흥원 설립 첫해 관내 바이오 20개 사의 매출은 360억 원에 고용인원도 300명에 불과했지만, 2008년에는 첫 매출 1천억 원을 넘었고, 고용인원도 약 2배가량 성장한 590여 명이 되었습니다. 특히 2015년에는 바디텍메드가 춘천 바이오사중에 첫 번째로 코스닥에 상장되었고, 진흥원에서 지원하는 바이오사가 100개를 넘어섰습니다. 춘천시에서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으로 진흥원은 점점 더 지원사업을 확대해 나갈 수 있었고, 2021년에는 관내 63개 사의 매출이 첫 1조를 돌파하는 기염을 토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취임을 하게 되어 기쁘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지금까지의 성장을 넘어, 더 높은 도약을 이끌어야 한다는 부담이 무겁게 다가오기도 합니다. 그러나 그동안의 경험을 통해 우리 바이오산업의 가능성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단지 업무적인 접근이 아닌 지역의 한 사람이자 바이오산업 종사자로서 애정을 가지고 우리 바이오산업을 발전시켜 나가는데 보람을 느끼고,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바이오 진흥원 김창혁 원장

취임사나 경영목표를 보면 ‘산학연 네트워크 활용’, ‘바이오 클러스터 조성’ 등을 강조하신 것 같습니다. 좋은 학교, 좋은 인재, 좋은 기업, 좋은 도시의 선순환 구축이 필요해 보이는데요. 원장님께서는 좋은 기업을 유치하는 것에서부터 선순환이 시작될 수 있다고 보시는지요?

좋은 기업들이 지역경제 선순환에 큰 기여를 하고 있다는 것은 이미 지역 창업기업들의 코스닥 상장사례로 알 수 있습니다. 바디텍메드, 유바이오로직스, 휴젤 등 지역 기업들의 창업 초기에는 매출도 100억 원도 되지 않았고, 3개 사의 고용도 100여 명이 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2015년부터 2017년 사이 3개사 의 코스닥 상장이 이뤄졌고, 현재 3개 사 합계 매출이 4천억 원을 넘어섰으며, 고용도 1천200명을 넘겨 지역 인재들이 양질의 일자리를 얻고, 또한 지역에 남아 소비함으로써 지역 경제 선순환에 큰 몫을 하고 있습니다. 물론 지역 기업들을 육성하여 좋은 기업으로 성장시키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지만, 우리 지역에 적합한 좋은 바이오 기업들을 발굴하고 유치하는 것 또한 춘천의 바이오 클러스터를 조성하고 확장해 나가는데 좋은 방법중의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좋은 기업 육성과 유치를 통해 지역의 대학과 인재를 활용하고, 이를 통해 지역 경제 활력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질 수 있습니다.

전국 최초로 체외진단 산업화 플랫폼이 구축됐습니다. 어떤 역할과 효과를 기대하시는지요?

전세계가 코로나19를 겪으면서 코로나19와 같은 바이러스에 걸렸는지 검사하는 것이 체외진단의 역할이라 생각하셨을 텐데요, 저희 춘천바이오산업진흥원은 그다음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의료분야 추세는 더 이상 병에 걸린 예후가 아닌, 병에 걸리기 전, 즉 예방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습니다. 그 예방에 제일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체외진단이라 할 수 있습니다. 

체외진단은 바이러스, 암 등에 다양한 질병에 걸렸는지 진단하는 것 외에도, 개인이 질병을 이겨낼 수 있는 항체가 있는지, 생체 활동에 필요한 장기가 제대로 작동하는지, 필요한 에너지(비타민)가 충분히 있는지 등 개인별로 걸릴 위험성이 높은 질병을 예측하고 예방할 수 있도록 안내해주는 역할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춘천시와 진흥원은 전국 최초로 구축하는 체외진단 산업화 플랫폼을 통해 이러한 추세에 맞는 기술을 우리 기업들이 확보하고, 체외진단 시장에 진출할 수 있도록 지원합니다. 무엇보다,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 판매를 위해선 체외진단 GMP 인증을 받은 공장에서 제조를 해야 하는데, 작은 기업들이 많은 예산이 필요한 이러한 생산 설비를 갖추기는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진흥원이 이러한 생산 설비를 제공하여 지역 기업들이 체외진단 분야에 진출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하고, 외부에서는 좋은 기업들을 유치하여 체외진단 전문 산업 생태계를 구축하고자 합니다.

2022년 상반기 성적을 보면 건강기능식품이 크게 성장했습니다.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코로나19 영향으로 질병에 걸린 후 치료보다, 걸리지 않도록 개인의 건강 상태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 그것이 건강기능성식품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진 것 같습니다. 춘천 바이오클러스터 내에는 진단 및 의약, 일반식품 및 건강기능식품, 환경 및 사료 등 다양한 분야의 기업들이 분포되어 있습니다. 또한 우수의 종합대학도 2곳이나 있어 기술 교류 및 협업이 지속적으로 이뤄져, 유행하는 질병 및 최신 바이오헬스 기술에 신속하게 대응하고 관련 제품 등을 개발할 수 있는 여건을 갖추고 있습니다. 이러한 역량이 쌓여, 경쟁력을 갖춘 지역 기업들의 기술력을 활용한 건강기능식품 등이 계속 출시되고 있고, 이것이 많은 소비자들의 구매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반면, 환경(사료) 분야의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유는 무엇인가요? 지원책이 있다면요?

이미 국내 환경(사료) 분야의 소비 시장이 정체되거나 감소하고 있습니다. 해외 시장 개척이 필요한 시점이지만, 코로나19로 인해 중국을 포함하여 동남아 시장 진출이 용이하지 않은 상태입니다.

그래서 진흥원은 베트남의 대학 및 천연물 연구소와 지역 환경 기업 등이 참여하는 천연물 공동연구개발 프로젝트를 수년 전부터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으며, 해외 현지에 적합한 사료 및 농약 제품을 개발할 수 있도록 다양한 지원을 하고 있습니다. 연구개발이 완료되고, 제품이 생산되면 해외 시장 판로를 통해 환경(사료) 분야에서도 좋은 실적이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춘천시가 대마클러스터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강원특별자치도가 된다면 햄프 산업의 주도권을 춘천이 가질 수 있을까요?

지난 9월 강원특별자치도 특례 분야에 춘천시가 요청한 헴프(대마)기반 바이오산업 신소재 발굴이 선정되었습니다. 내년 6월 강원특별자치도가 출범하게 되면, 헴프(대마) 관련 사업이 지금보다 더욱 활성화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물론 가장 중요한 것은 마약류로 분류되어 있는 헴프에 대한 규제 개선이 우선적으로 필요한 실정입니다.

비록 2020년 헴프(대마) 규제자유특구를 경북 안동에 내줬지만, 진흥원은 2021년부터 과기부 사업인 한국형 헴프 산업화 사업에 선정되어, 헴프 우수 품종을 개발을 완료하여 특허를 받았고, 시제품 개발도 막바지에 이르고 있습니다. 경북바이오산업연구원과 업무협약을 체결하여, 헴프 연구개발에 필요한 기술 교류뿐만 아니라 헴프관련 규제 개선에 공동으로 대응하고 있습니다.

향후 강원특별자치도만의 특례법을 활용하여 헴프 관련 규제 개선 속도를 높이고, 헴프(대마)국내 시장 개방에 대비하여 지역 기업들의 제품을 바로 출시 할 수 있도록 준비하여, 우리 기업들이 헴프(대마) 시장을 주도할 수 있도록 할 계획입니다. 

바이오산업이 미래 먹거리로 개척할 만한 분야가 있다면 어떤 분야일까요?

오가노이도, 대체육, 유전자 가위 등 다소 생소한 용어의 새로운 바이오기술들이 끊임없이 나오고 있습니다. 진흥원에서는 지역 기업들의 제품 개발 향상 및 미래 먹거리로 오가노이드에 큰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오가노이도는 성체 줄기세포를 통해 실험이나 치료에 필요한 인공장기를 만드는 것입니다. 보통 신약 개발에 10~12년이라는 긴 시간이 필요한데, 인간을 대상으로 하는 임상 시험에 막대한 예산과 시간이 걸리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오가노이드 기술을 활용하면, 인공장기를 통해 임상 시험 기간을 앞당기고 비용을 줄일 수 있어 지역 기업들의 제품개발 속도를 앞당기고, 제품개발을 활성화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더 하시고 싶은 말씀은?

춘천 바이오산업은 시민들의 관심과 애정으로 성장해왔습니다. 전국 최초로 지자체에서 키운 바이오산업으로, 바이오산업의 성장이 곧 지역과 시민의 성장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지역 바이오 기업들의 성장을 지원하여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고, 지역 경제 활성화로 이어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앞으로도 지속적인 관심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홍석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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