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근(시인)

이 새벽에 발끈해서 꼭 한 마디 해야겠습니다. 어떤 진영이든 제가 자기 편이라고 생각하면 천만의 말씀 만만의 콩떡입니다. 저는 언제나 나쁜놈들을 미워했을 뿐이고, 선거라는 막다른 골목에 몰렸을 때 나쁜 놈 아닌 덜 나쁜 놈을 차선의 대안으로, 피를 토하는 심정으로 지지했을 뿐입니다. 

나쁜 놈들이 누군지 모르는 사람들이 더 나쁜 짓을 합니다. 그들에게 더 나쁜 짓 할 수 있는 곳간 열쇠를 맡깁니다. 그리고 그 노예짓을 하다가 맞아죽고, 밟혀죽고... 이렇게 은유로 말하면 못 알아먹으니 노예의 언어로 말하지요. 나를 개돼지로 사육시켜 주세요~! 라고, 말합니다.

생애를 다 먹잇감으로 던지는 자들을 저는 못 이기겠습니다. 그래도 저는 우리 어머니 아들이지요. 자식들 하루 굶어도 이틀 굶는 사람들에게 먼저 베푸는 우리 어머니! 그 마음으로 다시 빌빌 일어나서 외치는 겁니다.

생존에 좌우가 있나요? 살고 죽는 것에 좌우가 있나요? 우리나라에 가난한 사람들 먹여살리는 ‘보수’  본 적 있나요? 그 가짜 보수에 대해서 저 같은 진짜 보수주의자가 늘 부끄러워하는 겁니다. 우리나라 집권 세력은 가짜 보수입니다. 그걸 못견뎌 하는 겁니다. 

저한테 와서 정의를 말하지 말아주세요. 우리 큰형수는 여전히 문재인을 김일성보다 더 나쁜 놈이라고 믿고, 우리 작은 누나 순복음교회 집사님은 우리 김건희 여사님의 패션이 여호와 하나님의 뜻이라고 믿습니다. 그게 그들의 정의입니다.

저는 그냥 그들을 지켜보고 존중합니다. 다만, 세상에 나아가서 그 신념이 승리하지 않길, 부디 윤석열 같은 사람을 대통령 뽑는 바보짓을 일삼지 않길 염원할 뿐입니다. 

위선자, 기회주의자, 돌대가리, 사이비... 대학원 박사과정에나 써먹던 용어를 이 새벽에...

다들 힘냅시다. 시바. 저는 밤새 참 좋은 시를 한 편 건졌어요. 이번에 신춘문예 내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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