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희영 씨 “내가 그린 2017년 특선작과 유사하다”
조직위 “5년간 출품작 살피며 심사… 모작 아니다”

춘천현대사생회와 춘천여성작가회에서 활발한 작품활동을 펼치고 있는 이희영(58) 씨가 ‘제50회 강원미술대전’ 미술 부문 대상 수상작 〈시간여행-장터2〉(그림 ②)에 대해 ‘유사성’을 제기하고 나섰다.

강원미술협회(회장 이종봉)는 지난달 20일 올해 미술대전 미술 부문(서양화·수채화·한국화) 대상작으로 〈시간여행-장터2〉를 선정했다. 수채화인 해당 작품은 과거의 삶과 현재의 만남을 뚜렷한 색채 대비를 통해 표현했다. 하지만 수상작 발표 이후 이희영 씨는 〈시간여행-장터2〉가 본인이 그린, 지난 2017년 강원미술대전 미술 부문 특선작 〈기억의 저편〉(그림 ①)과 유사하다며 조직위에 문제를 제기했다. 〈기억의 저편〉은 옛 잡지를 콜라주(collage)한 유화이다.

이 씨는 △뒤로 돌아선 소녀와 과거 풍경이 또렷한 색채 대비를 통해 메시지를 전하는 화풍의 유사성 △지난 2014~2017년에 춘천의 한 화실에서 같은 화가의 지도를 받으며 함께 그림을 배웠고, 2017년 〈기억의 저편〉이 강원미술대전 특선을 받는 등 일련의 과정에서 본인의 작품 경향을 충분히 인지했을 거라는 점 △ 〈시간여행-장터2〉를 본, 과거 같은 화실의 동료들도 이구동성으로 유사성을 지적하고 있다는 점 등을 이유로 들었다.

이에 대해 강원미술협회 심선남 사무국장은 이 씨의 문제 제기에 대해 “강원미술대전 심사위원장, 운영위원장, 조직위원장 등이 모여 회의한 결과 모작·모방에 해당하지 않는 것으로 판단됐다. 〈시간여행-장터2〉의 작가는 지난해 연작 〈시간여행-장터1〉으로 특선을 받은 바 있다. 같은 이유로 모작을 의심한다면 이 씨가 지난해에도 문제를 제기했어야 했다. 미술대전 심사는 대부분 강원도 바깥의 전문가들이 최근 5년치 도록을 살피며 엄정하게 심사했다”라고 반박했다.

한편, 두 작품을 본 지역 미술 전문가와 미술인은 “예술분야에서 판별하기 가장 힘든 게 모작이다. 회화의 경우 구성요소부터 재료·기법·시각적 형태 등 객관적 사실을 종합적으로 살핀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건 작가의 의도이다. 모작이냐 아니냐는 작가의 양심 문제이기 때문이다. 한국의 많은 지역 공모전에서 유사한 일들이 종종 벌어짐에도 잘 개선되지 않는다. 이런 일로 작가들의 활동이 위축되는 일은 없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박종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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