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석천 기자

12월 5일은 자원봉사자의 날이다. 성인 자원봉사자 수는 점차 늘어 2017년 287만 명으로 최고점을 찍더니, 코로나의 여파 등으로 인해 매년 줄어들고 있다. 129만 명으로 떨어져 최저점을 찍었다. 다른 사람을 돌아볼 마음의 여유가 점점 사라지는 것은 아닐지 걱정스럽다. 가뜩이나 추계인구 변화를 가늠해보면 앞으로는 서로를 돌보는 ‘돌봄 사회’가 절대적으로 필요할 것으로 예측되는 상황이어서 더욱 그렇다.

자원봉사의 정의를 살펴보면 어떤 일을 대가 없이 자발적으로 참여해 돕는다고 적혀있다. 사전마다 약간씩 차이는 있지만 공통된 부분은 ‘자발적’으로, ‘타인’을 위해, ‘대가 없이’ 행동한다는 것이다. ‘자발적’이라는 부분은 매우 중요하다. 타인을 위해 대가 없이 일한다 해도 타의에 의해서 한다면 그것은 노예 상태이기 때문이다. ‘타인’이라는 단어도 핵심어다. 자발적으로 대가 없이 일은 한다고 할지라도 자신을 위한 일이라면 취미생활 정도에 그치고 마는 것이다.

하지만 자원봉사의 정의 중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대가 없이’라는 말에 있다고 생각한다. 대가가 있는 일은 아무리 좋은 일을 하더라도 노동이 될 뿐이다. 노동은 교환이다. 즉, 무언가를 주고받는 관계이기 때문에 타인에게서 완전히 자유로울 수 없다. 여기서 갑과 을의 관계도 발생한다. 자신의 행위에 대해 끊임없이 타인의 시선을 신경을 쓰느라, 스스로 자유로울 수도 없다.

자원봉사는 아무런 대가를 받지 않고 타인을 위해 행동한다. 받을 것은 없고 줄 것만 있으므로 교환이 아니다. 갑이나 을의 위치가 아니라 온전히 자신의 활동을 펼칠 수 있다. 이때 자원봉사자는 ‘자유’라는 유일한 대가를 받을 수 있게 된다. 자원봉사 참여자들이 종종 ‘도움을 베풀기 위해 왔는데 오히려 도움을 받았다’는 식의 고백을 하는 것은 이와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춘천사람들》에 참여하는 조합원들과 독자 역시 같은 마음이라고 생각한다. 구독료와 정보를 교환한다는 차원에서 합리적인 가격인가를 따지기보다는, 자원봉사자의 마음으로 춘천시 전체가 조금 더 나아지기고, 소외받는 누군가에게 힘이 되기를 원하는 마음으로 신문을 받아 본다고 생각한다. 기자로서 《춘천사람들》에 참여하는 마음도 다르지 않다.

지난 8일 《춘천사람들》 건물에서 열린 조합원·독자·시민 참여 공론장에서도 같은 마음을 느꼈다. 원하는 신문의 방향이나, 문제점 진단 등 세부적인 사항에서는 의견의 차이도 있었지만 《춘천사람들》을 관통하는 정신은 동일한 듯 보였다. 이러한 정신만이 《춘천사람들》의 유일한 무기이자 자산이라고 생각한다. 자본 등의 여력이 넘쳐나는 타 매체와 같은 방향으로 경쟁하는 것이 아니라, 현대적인 길드로서 자리매김하기를 간절히 원한다.

저작권자 © 《춘천사람들》 - 춘천시민의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