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시가 마을버스의 모든 노선을 중심지인 중앙시장을 직행하도록 운행 방식을 바꾼다고 밝힌 가운데, 서면과 북산면을 시작으로, 찾아가는 읍면 주민설명회를 열었다. 개편 내용은 1) 모든 마을버스 기·종점 중앙시장 연장(기·종점 중앙시장 입구로 변경), 2) 마을버스 이용 불가한 읍면 주민에게 대체교통수단(통근택시) 제공, 3) 농촌 도로 정비 시기에 맞춰 읍면지역 전기 저상버스 도입 등 3가지이다. 

현재 마을버스 50개 노선 가운데 21개만이 중앙시장을 경유하고, 나머지 29개 노선의 이용 승객은 7개 거점별 환승센터에서 시내버스로 갈아타야만 중앙시장에 갈 수 있는 구조이다. 개편의 핵심 내용은 기존의 이런 시스템에서 모든 마을버스 노선을 중심지인 중앙시장을 직행하도록 운행 방식을 바꾸겠다는 것이다. 그리고 기점과 종점을 중앙시장환승센터에서 중앙초교 인근으로 바꾸겠다는 것이다. 춘천시는 이를 통해 읍면 각 마을에서 중앙시장까지 한 번에 오가게 돼 보다 편리한 대중교통 이용체계가 된다고 설명하고 있다. 올해 말까지 개편안을 확정해 발표하고, 내년 1~2월 홍보를 거쳐, 3월에 시행 예정이라고 한다. 

그러나 이번 개편안에 대해서 기대보다는 우려가 앞선다. 모든 마을버스가 중앙시장 인근을 기점과 종점으로 할 때 예견되는 차량정체와 교통 혼란이 전혀 고려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즉 단 한 번의 시뮬레이션도 없이 계획부터 서둘러 발표되었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그러니 마을버스 개편에 대한 공청회가 아닌 설명회로 진행되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의견수렴이 아니라 이견 확인에 그치고 만다. 전형적인 관 주도 행정이다. 게다가 보완책으로 제시된 통근 택시와 저상버스 도입도 구체적 실행계획이나 소요예산도 제시되어 있지 않다.

한마디로 이번 개편안은 읍면지역 버스 이용 승객들의 불만을 해소하는 차원에 머물러 있다. 불편을 최소화하는 데 초점이 맞추어져야 했다. 대중추수적, 인기영합적 고려만 보이고, 구체성과 실천력이 떨어지는 계획안이 제출된 것이다. 설명회 참석자들 가운데 다 필요 없고 예전대로 돌려놔 달라는 볼멘소리가 나왔다고도 한다. 그렇게 할 수는 없는 일 아닌가. 

실제 개편안이 실행되면 어떤 효과가 나타나고, 어떤 부정적 결과가 초래될지에 대한 예측이 있는지 궁금하다. 정책의 실행력을 높이고 졸속행정을 피하려면 50개 노선 모두 개편 이후 차량 흐름이 어떻게 바뀔지 미리 살펴봐야 할 것 아닌가? 어떤 이들은 버스 노선에 손을 대는 순간, 기존 이용객들의 불만까지 더해지기 때문에 비난을 각오해야 한다고 말하기도 한다. 모쪼록 이번 마을버스 개편안이 시행착오 없이 성공적으로 안착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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