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유와 휘발유 가격이 역전되는 현상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지난 16일 기준으로 경유 전국 평균 가격은 1772원이었다. (강원도 평균 1801원, 춘천시 평균 1795원) 휘발유 전국 평균 가격은 1550원으로 (강원도 평균 1576원, 춘천시 평균 1530원) 경유보다 220원가량 저렴했다. 올 6월까지 이어진 유가 급등 이후 역전 현상이 벌어졌다.

최근 3년간의 유가 추이를 보면 2020년 4월부터 경유와 휘발유 가격 모두 가파른 오름세를 보였다. 그런데 지난 6월 정점을 찍고 나서 휘발유는 가격이 계속 내려가 안정세를 되찾았지만, 경유는 조금 내려가는가 싶더니 다시 오르기 시작한 것. 왜 이런 현상이 벌어졌을까?

주유소는 정유사에서 기름을 받아 리터당 몇십 원 정도의 마진을 붙여서 판매한다. 정유사가 주유소에 판매하는 금액은 원유 가격, 정제과정에서 드는 비용과 교통에너지환경세, 개별소비세, 교육세, 주행세, 부가세 등의 세금이 붙어서 결정된다. 그런데 정제 비용은 단시간에 큰 변동이 일어나지 않는다. 결국 기름값을 결정하는 변수는 들여오는 원유 가격과 세금이라고 할 수 있다.

원유 가격은 싱가포르에서 거래하는 국제 석유제품 판매가격에 연동해 결정되는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한 이후 유럽을 중심으로 경유 소비가 늘어나면서 가격이 오르기 시작했다. 전체 경유 수입의 60%를 러시아에 의존하고 있던 유럽은 러시아산 석유에 대한 제재가 이어지면서 경유의 몸값이 올라간 것이다. 지난 5월 첫째 주 기준 국제 휘발유 가격은 연초 대비 50.1%가 올랐지만, 국제 경유 가격은 75.6%가 상승했다. 

다음 원인으로는 세금이 있다. 경유는 산업용으로 사용되는 비율이 크기 때문에 그동안 휘발유에 비해 적은 유류세가 매겨져 왔다. 하지만 국제 원윳값이 치솟으면서 유류세를 30% 이상 인하하기 시작했다. 그동안 유류세를 많이 내던 휘발유가 상대적으로 더 많은 혜택을 보게 된 것이다.

등유 경우는 더 심하다. 지난 16일 기준, 춘천 등유의 가격이 1540원으로 휘발윳값(1530원)을 앞질렀다. 서민들이 주로 사용하는 난방 연료이기 때문에 2014년부터 이미 최대로 세금 인하(30%)를 받고 있어 추가 혜택이 없기 때문이다. 이는 전년 동원 대비 60% 가까이 상승한 가격으로, 가정집에서 사용하는 200ℓ 드럼을 가득 채우려면 30만 원이 든다. 서민들의 겨울나기가 한층 더 어려워졌다.

게다가 강원 지역의 기름값이 타지역에 비해 비싼 편이라는 점도 지적되고 있다. 12월 둘째 주 주간 국내유가동향을 보면 강원도는 17개 시도 중 서울에 이어 2위(휘발유 기준)를 차지했다. 전국 평균 가격 1568원을 상회했으면 최저가를 기록한 대구에 비하면 리터당 102원이 더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홍석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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