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홍석 (사단법인 인투컬쳐 상임대표) 

언제부턴가 우리 사회에서 자주 사용되는 키워드 중 하나가 라이프스타일이다. 누구나 한두 번쯤은 들어봤을 만큼 심심찮게 쓰이는 단어다. 이를 액면 그대로 해석해보면 ‘삶의 방식’이란 뜻이다. 이 말에 의미를 두어 큰 틀에서 규정해보자면, 라이프스타일이란 우리가 살아가는 방식은 비록 각양각색이지만, 지금을 살아가는 우리들이 삶을 대하는 사고방식 혹은 삶의 행복 가치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렇다면 사람들은 왜 라이프스타일에 새삼 주목하는 걸까? 관련 저서를 여러 권 펴낸 연세대 교수 모종린은 “한국사회에서 라이프스타일의 변화는 10년 전부터 밀레니얼 세대를 중심으로 일어났다”고 말한다. 이들은 전통적 가치관이나 남들 시선에 연연하지 않고 나만의 개성 있는 삶을 추구하는 것이 이전 세대와는 분명히 다른 점이라고 밝히고 있다. 

이제는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나는 누구이고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한 성찰과 행복 찾기가 자신의 라이프스타일로 연결되고 있는 시대다. 최근 한국사회는 개인의 취향과 개성이 중시되는 사회로 전환하고 있다. 과거처럼 품질이 좋다는 이유만으로 소비자를 설득하기가 쉽지 않아졌다. 제품보다는 경험을, 소비자에게 특별한 무엇인가를 주지 못하는 브랜드는 시장에서 사라지고 있다. 

이러한 라이프스타일 트렌드를 활용해 소비자를 파고드는 곳이 마케팅과 관광 분야다. 많은 브랜드가 시대에 적응하기 위해 라이프스타일을 마케팅 소재로 사용하며 브랜드와 삶을 연결하고 있다. 이것은 관광 소비행태에서도 그대로 반영되어 나타나고 있다. 기성세대와 달리 MZ세대, 밀레니얼 세대들은 여행지에서 겪은 경험에서 행복감을 느낀다. 또 SNS를 통해 그 경험을 다른 사람과 공유하는 라이프스타일이 여행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우리나라는 유독 축제가 많다. 전국적으로 천여 개에 달하고 그 중 강원도에서만 104개의 축제가 매년 열린다. 전국에서 네 번째로 많은 수치다. 그만큼 지역축제는 관광에서 경쟁이 가장 심한 분야 중 하나다. 하지만 최근에는 양적 성장과 더불어 그 수준도 높아져 축제 간 차이도 크지도 않다. 따라서 전국에 축제가 넘쳐나는 만큼 소재의 차이로는 관광객들의 마음을 얻을 수 없다. 더구나 홍보만으로 이들을 지역으로 불러들이기는 더욱 쉽지 않게 되었다. 사람들은 차별화된 가치를 제공하지 못하면 더 이상 그 축제를 찾지 않는 시대로 변했다.

이는 도시라 해서 별반 다르지 않다. 도시의 매력은 개성이 입혀져 있을 때 나온다. 지금 춘천의 도시발전전략을 보면 사람들에게 의미 있는 가치란 무엇인가? 라는 고민이 빠져있다. 도시와 축제가 지역을 살리는 진정한 브랜드가 되려면 나다움을 찾는 것에서 시작해야 한다. 물질적인 풍요보다는 내가, 우리가 누구인가를 물으며 정체성 찾기에서 해답을 찾아야 한다. 요즘 한창 뜨는 TV 드라마 대사와 같이 우리를 소비하게 만드는 것은 “필요한 것을 사는 것이 아니라 갖고 싶어 하는 것을 사게” 하는 것이 더 중요해졌다. 

오홍석 (사단법인 인투컬쳐 상임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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