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카재배, 불가능을 가능으로!

외래작물이 국내에 들어와 재배돼 식용이나 약용으로 사용되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린다. 토양과 기후에 알맞게 표준화된 재배방법을 확립해야 하고, 우리 입맛에 맞춰 안전성을 기준으로 한 연구자료를 확보해야 할 것이기 때문이다.

마카가 안데스의 산삼으로 알려지면서 국내에서도 2000년대 초반부터 가공 수입품 외에 분말 또는 건조된 원물을 가져와 2차 가공해 일부 시장에 공급하기 시작했지만 재배는 애초부터 불가능으로 인식됐다. 왜냐하면 토양과 기후환경이 판이하게 다를 뿐만 아니라 무엇보다 우리나라엔 안데스산맥 같은 2,500~5,000m 높이의 고원지대가 없기 때문이다. 애초에 안 되는 것과 불가능을 극복하는 것은 다른 문제다. 우리나라에서 마카재배는 불가능을 가능으로 바꾸는 작업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마카 씨앗을 얻다

허태풍은 2003년부터 농사를 시작했다. 사두오이·오크라·슈퍼여주 등의 외래작물과 조롱박·수세미·갓끈동부 등 전통작물을 중심으로 볼거리 체험농장을 만들었다. 그러던 중 2007년에 남미를 중심으로 무역을 하던 한 지인으로부터 마카 이야기를 듣게 됐다. 그리고 드디어 2008년 겨울, 페루 빠스꼬(pasco) 지방으로부터 공수된 마카 씨앗을 손에 넣을 수 있었다. 페루 정부는 2003년부터 생물 유전자원 보호를 목적으로 자국 내 보호육성작물에 한해서 종자와 가공되지 않은 생물의 외부유출을 엄격히 통제했는데, 마카도 그에 포함돼 있기 때문에 마카 종자를 구하는 일이 쉬운 일은 아니었다. 그런 상황에서 어렵게 또 다른 지인이 현대판 문익점이 돼서 겨자씨보다 작은 마카 씨앗 수백 알을 공수해 오게 된 것이었다.

물론 안데스산맥 주변 나라인 볼리비아·브라질·아르헨티나 등의 나라들도 마카를 재배하고 외부로 수출도 하지만, 인삼이 대한만국 고유의 특산품이듯 마카 또한 특수한 환경에서 재배된 페루의 마카가 안데스 마카의 표준임은 세상이 다 아는 사실이다.

처음으로 마카재배를 실험하다

샘밭에 도착한 마카 씨앗은 2009년 봄에 첫 파종에 들어갔다. 어렵사리 확보한 씨앗일 뿐더러 씨앗의 크기가 워낙 작아 조심스레 반 정도(250 여개)를 파종하고 며칠을 기다렸더니 새싹이 올라왔다.

그러나 5월이 지나고 6월 초에 접어들면서 마카의 새싹 개체 수가 점점 줄어들더니 7월이 되어 장마철의 고온다습한 날씨가 지속되면서 마카의 숫자는 10여 포기만 남게 됐다. 그나마 크기는 성장을 멈춘 듯 5월의 새싹 모습 그대로였다.

장마가 끝나고 8월이 됐을 때 몇 안 되는 마카의 모습은 축 처진 채 말라가는 풀포기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었다. 이로써 첫 마카 재배실험은 실패로 귀결됐다. 결국 남은 씨앗으로 그 다음해에 다시 도전해보기로 했다.

2010년 봄, 늘 그래왔듯이 파종과 육묘의 계절에 지난 경험을 거울삼아 남아 있는 3백여 개의 마카 씨앗을 파종했다. 6월이 되고 7월 장마철이 지나고 8월과 9월이 되자 마카의 개체수와 성장상태는 지난해와 다를 바 없었다. 2년여에 걸친 마카 재배가 실패로 귀결되면서 마카의 국내 재배는 어렵다는 결론을 내리지 않을 수 없었다.
 

■ 하이동방삭농산물생산자협동조합 소식
앞으로 조합의 마카소식이 주간신문 <춘천사람들>을 통해 한 달에 두 번 우편으로 배달됩니다.
마카쌈채가 온·오프라인을 통해 곧 공급될 예정입니다. 마카 생채류는 (주)식탁이있는삶을 통해 국내시장에 공급됩니다.
마카 가공품 ‘마카인’(타블렛) 시제품이 완성돼 오는 5월 본격 출시를 앞두고 있습니다. 마카 가공품은 (주)콤지를 통해 국내외 시장에 공급됩니다.
하이동방삭농산물생산자협동조합 http//:blog.daum.net/dongbangak 문의 : 033-242-08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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