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수진 기자

올해 4월 7일 춘천 후평동에서 혼자 살던 50대 여성이 숨진 채 발견됐다. 시신 상태를 봤을 때 사망한 지 상당한 시간이 흐른 것으로 추정됐고, 이웃 주민의 신고로 발견된 50대 여성은 가족은 있지만 서로 연락하지 않고 임대주택에 홀로 거주하고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른바 죽음마저 외로운 고독사였다. 

고독사란 사람이 주위에 아무도 없는 상태에서 혼자 죽는 것을 말한다. 대한민국의 ‘고독사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제2항에 의하면 고독사란 가족, 친척 등 주변 사람들과 단절된 채 홀로 사는 사람이 자살·병사 등으로 혼자 임종을 맞고, 시신이 일정한 시간이 흐른 뒤에 발견되는 죽음을 말한다.

지난 14일 보건복지부에서 발표한 ‘2022년 고독사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와 같은 고독사는 지난해 국내에서 3천378명 발생했고 강원지역은 110명이 고독사로 사망했다. 이번 고독사 실태조사는 2021년 4월 1일 시행된 ‘고독사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제10조에 근거해 최초로 실시된 조사였다. 이는 그동안 고독사와 관련되어 조사가 한 번도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렇게 고독사 사망자 수가 많이 발생하고 해마다 증가하고 있는데 말이다.

‘2022년 고독사 실태조사’를 자세히 살펴보면, 5년간 고독사 사망자 수가 2017년 2천412명, 2018년 3천48명, 2019년 2천949명, 2020년 3천279명, 2021년 3천378명으로 2019년을 제외하고 계속 증가하고 있다. 고독사 사망자 수는 남성이 여성에 비해 4배 이상 많았고, 연령별로는 50~60대 중장년층이 60% 정도 차지했다. 고독사가 많이 발생하는 장소는 주택, 아파트, 원룸 순이었고, 고독사 중 자살 사망 비중은 16.5~19.5%, 연령이 어릴수록 자살로 인한 고독사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고독사의 원인으로 2000년대 이후 독신자, 이혼, 독거노인, 실직자, 구직포기자 등의 증가로 이 같은 문제가 발생하게 됐다고 봤다. 춘천은 올해 9월 말 기준 1인가구가 전체 13만2천818가구 중 5만4천602가구(41%)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1인가구 중 65세 이상 노인가구가 1만5천397가구로 28%를 차지하고 있고, 40~64세 가구도 2만531가구로 38%이다. 1인가구가 많은 만큼, 춘천시에서는 만65세 독거노인을 대상으로 주 2회 AI 안부 확인, 이웃 돌봄, 심리상담 등을 진행하고 있다. 이는 올해 8월 보건복지부 고독사 예방 및 관리 시범사업 도시로 선정됨에 따라 진행되고 있으며, 사업은 내년 12월까지 진행된다. 내년 12월에 사업이 마무리되지만, 그 이후에도 지역사회에서 고독사를 위한 대책은 끊임없이 고민하고 생각해보아야 할 것이다. 또한, 나이가 어릴수록 자살로 인한 고독사가 많이 발생하기에 청년층에 대한 심리지원 등 자살 예방 정책도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금년 실태조사는 고독사라는 새로운 복지사각지대 위기에 대해 정부와 지자체가 책임감 있게 대응하기 위한 첫걸음이라는 의미가 있다”며 “최근 외로움·고독사를 담당하는 전담조직 설치와 정부 전략을 발표한 영국, 일본 등 주요 해외국가와 마찬가지로, 우리나라 역시 ‘고독사 실태조사’와 ‘기본계획 수립 연구’에 대한 공청회 의견수렴을 바탕으로 관련부처·지자체와 협조하여 2023년 1분기까지 ‘제1차 고독사 예방 기본계획’ 수립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내년 상반기에 발표될 ‘제1차 고독사 예방 기본계획’에 고독사를 예방할 수 있는 실질적인 방안이 포함되고, 이제는 홀로 죽음을 맞이하는 사람이 줄어들길, 아니 없어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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