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봉덕 조합원

춘천시민언론협동조합은 지난 2015년 11월 ‘시민과 동행하는 신문’을 모토(motto)로 《춘천사람들》을 창간했다. 뜻을 함께하는 춘천 안팎의 다양한 시민 약 470여 명이 조합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춘천사람들》의 힘과 지속가능성은 이들 조합원에게서 비롯된다. 이에 《춘천사람들》은 조합원들의 안부를 묻고 서로를 소개하는 ‘조합원데이트’를 마련했다. 조합원들은 살아가는 소소한 이야기부터 지역 및 관련 분야 현안에 대한 발언까지 다채롭게 들려줄 예정이다. 나아가 그들의 이야기는 별도의 기획기사로도 재생산될 예정이다.

2023년을 맞이해서 조합원과 만나 인사를 나누는 ‘조합원 데이트’를 마련했습니다. 첫 번째 손님으로 강봉덕 조합원을 만났습니다.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창간부터 함께 했고, 신문발송작업부터 ‘조합원 한마당’ 등 크고 작은 모든 일에 항상 참석하는 조합원이라는 점에서 첫 출연을 부탁했는데, 연락받았을 때 어떤 느낌이었나요? 

말 잘하고 의미있는 조합원도 많은데, 왜 나를 선택했지? 부담이 컸어요. 하지만 춘사에 도움이 된다면 첫 출발을 함께 해보자 생각했습니다. (웃음) 

조합원은 어떤 계기로 가입했나요?

2010년에 춘천에 왔는데 그때 당시 다가올 대선 보도가 종편 중심으로 편파적이었어요. 그때 대안 언론으로 전국 규모의 협동조합 ‘국민TV’가 만들어져서 조합원으로 가입했죠. 근데 지인 하나가, 현재 조합원이기도 합니다만, 춘천에도 “ 《희망신문》이라는 지역 신문이 있는데 존폐 위기에 있으니 참여하자”라고 제안했어요. 그래서 춘사로 재창간되는 과정부터 참여했습니다. 특히 이름처럼 춘천사람들과 함께한다는 취지가 좋았습니다. (웃음)

서울에서 어떤 일을 했나요?

음악 관련 잡지사에 다니며 클래식 악보 영업을 했어요. 그러다 공연기획사에 들어갔는데 당시 80년대 후반 한국은 공연 기획이 자리 잡지 못해 어려움이 많았어요. 그러다 우연한 계기로 시계부품 회사와 인연이 닿아 몇 년 동안 일했습니다. 하지만 1997년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회사를 그만뒀는데 지금의 ‘보화스위스’와 인연이 닿아 포천과 춘천 두 곳에서 대리점을 시작했어요. 2010년 겨울 춘천에 왔을 때 정말 춥고 눈도 많이 내렸어요. 이후 4년간 포천과 춘천을 왕래하며 매장을 안정시키느라 정말 바빴습니다. 그러다 건강을 생각해서 자연이 아름답고 고향 파주를 연상시키는 춘천에 정착하자 결심했습니다. 물론 발전 가능성도 고려했죠.

‘중도걷기’에 꾸준히 참석합니다. 본래 사회참여에 관심이 많았나요?

관심은 많지만, 생업에 쫓기다 보니 참여가 쉽지 않았어요. 중도에 대한 문제 인식은 계속 갖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중도와 레고랜드에 대해서 춘사가 창간 초에 열심히 보도했지만 이게 시민들에게 잘 환기되지 않았어요. 때마침 문화예술인들이 중도문화연대를 결성해 시민에게 부당함을 알리기 시작했습니다. 문화예술인들 중심으로 활동하니까 시민들에게 좀 더 긍정적으로 다가갈 수 있기도 하고요. 뭐라도 해야겠다는 절박감에 예술인은 아니지만 참여했습니다. 최근 50회를 진행했는데 이렇게까지 이어올 줄은 몰랐어요. 처음에는 뭔가 달라질 줄 알았는데 정말 정부와 지자체가 이렇게 밀어붙이는 일을 시민단체와 시민들이 막을 수는 없는 것 같아요. 그래도 사명감으로 합니다. 다들 진심이에요. 꾸준히 참석하다 보니 어느새 ‘중도걷기’의 기록자가 됐어요. 모든 행사를 전부 다 사진으로 담아놓았습니다. 언젠가 전시회로 소개하고 싶어요.

‘중도걷기’가 끝나는 날은 언제일까요?

레고랜드가 문을 닫는 날일 겁니다. 

관심가는 춘천의 또 다른 현안은 무언가요?

춘천이 자꾸 아파트 숲으로 변해가는 게 안타깝습니다. 춘천을 좋아하는 이유가 야트막한 집들이 호수와 산에 담겨있는 모습이었는데 그 풍경이 점점 사라지고 있어요. 지금의 모습이 고품격 관광 도시로 가는 길일까요? 

불황으로 고충이 크죠?

코로나를 거치며 사람들이 장신구를 잘하지 않으니까 매출이 정말 많이 줄었어요. 그나마 13년째 이어오며 신뢰를 쌓은 단골손님들 덕분에 유지하고 있습니다. 

금을 거래하려는 소비자에게 조언을 한다면? 

우리 같은 서민들이 금에 투자해서 돈을 버는 건 힘듭니다. 차라리 돈을 좀 아껴서 내가 목돈을 만들고 싶으면 금덩어리를 사는 게 제일 좋은 방법이긴 합니다. 나중에 목돈이 되고 저축이 된다는 거죠. 

사람들이 예전처럼 시계를 많이 안 차는 데 시계 수리를 하는 이유는 뭔가요?

판매는 많이 줄었지만 그래도 좋은 시계를 오래도록 차는 분들은 여전히 있습니다. 그분들을 실망하게 하고 싶지 않고 또 우리는 시계 수리를 하고 있다는 걸 알리고 싶어요.

최근 춘사에서 인상깊게 본 기사는 무언가요?

강원미술대전 유사성 논란과 마을자치지원센터 등 중간지원조직들이 의회 예산 심사 과정에서 힘들어졌다는 기사들이 좋았습니다. 기사는 아니지만 351호 1면 하단에 춘천시민·사회단체네트워크의 성명서도 인상 깊었어요. 춘사가 도청사 관련해서 꼼꼼히 살펴주길 바랍니다.

춘사에 바라는 바와 조합을 통해 무엇을 얻고 싶나요?

춘사의 재정이 안정됐으면 좋겠어요. 조합원과 독자는 좋은 기사가 많이 나오면 진심이 전해지며 늘어나리라 생각합니다. 또 사무실 접근성도 나아져서 조합원들이 쉽고 편하게 드나들었으면 좋겠습니다. 특히 새해에는 초창기 의기투합했던 분들이 다시 관심을 가졌으면 정말 좋겠습니다.

박종일, 홍석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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