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만 시간 이상 봉사한 한국CPR봉사단 심명섭 단장

지난해 12월 22일 진행된 2022년 춘천시자원봉사자대회에서 1만 시간 이상 봉사활동을 하여 ‘명장’ 칭호를 받은 한국CPR봉사단의 심명섭 단장. 심명섭 단장은 ‘나로 인해 살 수 있다’를 슬로건으로 한국CPR봉사단을 만들었고, 건강이 허락하는 동안 꾸준히 봉사활동을 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안녕하세요!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저는 한국CPR봉사단 심명섭 단장입니다.

한국CPR봉사단에 대한 소개도 짧게 부탁드립니다.

한국CPR봉사단은 1995년에 만든 단체에요. 서울, 경기도 등 전국적으로 활동을 많이 하고 있고, 강원도는 최근에 알려지는 중입니다. 봉사단은 심폐소생술 교육을 전문으로 하고, 교육을 받은 사람들이 모여서 각 지역에서 레저스포츠 의료지원, CPR 체험교실 등을 하고 있습니다.

현재까지 한국CPR봉사단의 심폐소생술 지도자 과정에 281명을 배출했고, 심폐소생술 일반자격과정은 2천481명, 일반인 대상으로 심폐소생술 특강수료자는 6만5천309명이 됩니다.

한국CPR봉사단을 설립하게 된 계기가 있을까요?

저는 겨울에 스키, 여름에 스쿠버다이빙을 했어요. 스쿠버다이빙에서는 강사 과정에 반드시 심폐소생술 교육을 받아야 하는 과정이 있어요. 1990년대에는 외국에서 강사를 초청해서 심폐소생술 교육을 받았는데 한국에도 필요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 1995년도에 봉사단을 만들게 되었습니다.

지난해 2022년 춘천시자원봉사자대회에서 1만 시간 이상 봉사해서 ‘명장’이라는 칭호를 받았는데 어떻게 자원봉사 활동을 하셨어요?

예전에는 자원봉사라는 개념을 몰랐는데 제가 한 활동들이 지나고 보니 자원봉사 활동이었어요. 1970년대에 제 고향 대관령에서 경찰홍보용 촬영을 한다고 했을 때 제가 환자 역할을 한 것이 지금 생각하면 자원봉사가 아니었나 생각합니다. 이후 1983년부터 새벽에 강릉교도소를 찾아 태권도 지도를 무료로 해줬습니다. 이 당시에는 자원봉사 시스템이 없었으니까 시간은 안 들어가 있지만, 이때를 시작으로 자원봉사 활동을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습니다.

봉사하실 때의 마음이 어떤지 궁금합니다.

시간에 대한 개념을 안 가지고 꾸준하게 봉사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한국CPR봉사단은 심폐소생술을 중심으로 하는 봉사이다 보니, 심폐소생술 얘기를 많이 하게 되는데요. 내가 돈과 시간을 투자해서 심폐소생술을 배웠다 하더라도 결국은 누군가를 위해서 필요한 거잖아요. 그래서 이 자체가 봉사라고 생각해 협회라고 하지 않고, 한국CPR봉사단이라고 이름을 지었습니다. 봉사단이라는 명칭이기에 봉사를 더 하게 됐고, 단장이기에 다른 대원들보다 봉사를 더 많이 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마음이 있었습니다. 비유를 들자면, 옆으로 가는 게가 아들보고 자기는 옆으로 가면서 똑바로 가라고 하면 안 되잖아요. 제가 봉사시간도 없는데 대원들에게 봉사하라고 하면 말이 안 되기에 솔선수범했고, 열심히 하자고 말하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까 한국CPR봉사단 본부 임원 중 자원봉사 시간이 6천 시간 이상인 분이 1명 있고, 3천 시간 이상 2명, 2천 시간 이상 1명, 1천 시간 이상 2명 등이 있습니다.

심명섭 단장은 지난해 2022년 춘천시자원봉사자대회에서 1만 시간 이상 봉사해 ‘명장’ 칭호를 받았다.

그러면 봉사활동 하시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봉사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다 기억에 남죠. 스키장 현장에서 사람을 살린 경험도 있고, 승마대회 때 말이 쓰러졌는데 그 당시에는 말을 살리지 못했어요. 그런데 지난해부터 DOG CPR(강아지 심폐소생술) 등 우리나라에 처음으로 반려동물에 대한 CPR 교육을 하게 됐어요. 지난번에는 한 애견카페에 가서 CPR 체험교실도 했죠.

봉사활동과 관련해 특별한 에피소드는 없고, 심폐소생술로 사람을 살리면 그 상황에서 끝나는 거예요. 잘했다, 못했다가 아니라 당연히 하는 거죠.

지난해 이태원 참사를 경험하면서, 심폐소생술은 우리 생명을 살리는 중요한 응급처치 방법이라는 생각이 퍼진 계기가 된 듯합니다. 심폐소생술(CPR, cardiopulmonary resuscitation)에 대해서 간단히 설명해 주실 수 있나요?

CPR 강의를 할 때 많이 말하는데 ‘CPR 할 줄 아는 사람 나와라’라고 말해서 나가면 이미 늦었다고 생각해요. 예를 들어, 애국가는 모든 국민이 다 알지만, 앞에 나와서 혼자 애국가를 불러보라고 하면 부르는 사람이 거의 없을 거예요. 마찬가지로, 심폐소생술 교육을 들었다 하더라도 앞에 나와서 못한다면 속으로만 알고 있는 거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내가 알고 있는 것을 적극적으로 표현하는 게 가장 중요합니다.

심폐소생술은 자신감, 긍정, 용기 등이 필요하고, 내가 알고 있는 것을 적극적으로 표현하는 게 필요합니다. 심폐소생술을 배웠다 하더라도 ‘내가 살릴 수 있을까’라고 망설이는 순간 그 사람은 죽어가고 있는 거예요. 그래서 자신 있게 해야 해요. ‘내가 살릴 수 있을까’라고 망설이는 것보다 일단 과감하게 들이대야 하는 것입니다.

 한국CPR봉사단이 지난해 12월 춘천도시공사에서 CPR 특강을 진행했다.

심폐소생술을 배우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미국심장협회 자료에 따르면, 모든 심정지의 75~80%가 가정에서 발생한다고 나와 있어요. 내가 쓰러졌을 때 나를 살릴 수 있는 사람은 멀리 있는 전문가가 아니고 가장 가까이 있는 사람이죠. 그래서 제 아내인 함현숙 한국CPR봉사단 사무국장과 제 딸 모두 심폐소생술 교육과 지도자 과정을 마쳤습니다. 심폐소생술을 배우려면, 한국CPR봉사단에 문의하시면 적절한 클래스에 들어오셔서 배울 수 있습니다.

올해의 목표나 앞으로의 계획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저의 목표는 건강이 허락하는 동안 꾸준하게 봉사활동을 하는 것입니다.

오는 10~11일 1박 2일간 알펜시아리조트에서 스키 패트롤 활동하면서 교육할 예정이고, 2월 3일부터 10일간 일본 돗토리현 스키 패트롤 연수를 갈 예정입니다. 일본은 2019년에 갔다 오고 이후 코로나로 가지 못하다가 이번에 오랜만에 가려고 계획하고 있습니다.

춘천사람들에게 봉사에 대해 주의할 점, CPR에 대해 주의할 점 등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일단 봉사를 하는 사람은 아무 조건 없이 해야 하고, 신체적·정신적으로 건강해야 합니다. 그다음으로 중요한 것이 지속적으로 봉사하는 것입니다.

CPR에 대해 주의할 점은 없습니다. 심폐소생술은 시간과 관계되기 때문에 무조건 빨리해야 합니다. 심폐소생술을 받아야 하는 사람이 받지 못한다면 죽게 되죠. 잘하고 못하고는 큰 차이가 없어요.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제가 CPR 강의를 많이 해왔고, 다른 단체에서도 많이 하고 있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 한국CPR봉사단을 모르는 사람이 많아요. 저희 봉사단이 소양댐, 의암공원, 신북장터 등에 가서 홍보하고 있으면 약장사 취급하듯이 지나가시는 분들도 많고, ‘심폐소생술 배웠어요’ 하시면서 지나치시는 경우도 많아요. 심폐소생술을 배웠더라도 ‘다시 한번 해봐야 하는데 제대로 할 수 있는지 봐주세요’ 이렇게 말하는 분들이 자주는 아니더라도 가끔 있었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강의를 하러 가면, 의무적으로 CPR 교육을 들어야 하니까 어쩔 수 없이 시간 때우고 가는 분들이 있는데 이렇게 듣는 것은 의미가 없어요. 제가 요즘 강조하는 것은 일반인 대상으로 CPR 교육을 많이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일반인을 제대로 지도할 강사 육성이 우선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장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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