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일 기자

새해가 밝았다. 코로나와 고물가·고금리·경기침체의 고단함은 이어지겠지만 그래도 다들 희망을 이야기한다. 국민과 시민의 심부름꾼들도 신년사를 통해 희망과 비전을 쏟아냈다. 

윤 대통령은 이태원 참사, 협치에 대한 언급 없이 막무가내식 개혁을 강조했다. 그에 대해서는 소중한 지면을 위해 접어두자. 대신 두 사람의 신년사를 간단히 소개한다. 육 시장은 도약을 위한 디딤돌을 놓겠다고 말문을 열었다. 취임 후 민생경제범대책위를 꾸리고 25개 읍면동과 농산촌에서 주민을 만나고, 정파를 떠난 소통과 협력을 통해 행정을 혁신하고 시정 목표를 설정하는 데 매진했다고 돌아봤다. 새해에는 공무원 역량 강화와 사무관 승진 후보 평가제 등 혁신안과 역세권 첨단지식산업지구 개발, 후평산업단지 첨단지구화 등으로 일자리를 늘리겠다고 약속했다. 또 경쟁력 있는 교육도시로 새롭게 출발하고, 돌봄의 다양화, 복지자원의 효율적 통합, 관광과 문화·환경과 농업의 브랜드 구축에도 나서며, 대중교통과 폐기물처리 등 실타래처럼 얽힌 과제는 시민 관점에서 풀어가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도청사 건립에서는 도와 협력, 지역 균형발전을 실현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러면서 시민에게 당부도 남겼다. 쓰레기 불법 투기 근절 등 작은 규칙을 지키고, 내 집 앞 눈을 치우며 서로에게 미소를 짓는 것, 그 자체가 춘천의 브랜드이고 경쟁력이라고 말이다.

다음으로는 기자의 신년사이다. 신년사를 꼭 높으신 분들만 하라는 법은 없다. 기자는 2019년 여름에 입사했다. 어쩌다 보니 햇수로만 5년 차, 최장기 근속자가 됐다. 그간 소통·협력·혁신·비전 제시 등 제 역할을 해왔냐고 묻는다면, 좋은 점수를 기대하기 어려울 것 같다. 하지만 새해에는 지면 혁신을 요구하는 조합원들의 목소리에 성의있게 답할 희망이 생겼다. 육아를 이유로 떠났던 일 잘하는 동료가 돌아와 힘을 보태니 오래전부터 구상했던 바를 시도해볼 힘이 생겼다. 신문을 꼼꼼히 보는 조합원·독자라면 이미 눈치챘겠지만 얼마 전부터 기자들은 선택과 집중을 통해 주요 이슈를 심도 있게 담으려 노력하고 있다. 물론 이마저도 성에 차지 않는 조합원이 있을 테지만, 최대한의 에너지를 다해서 한 주에 뽑아낼 수 있는 최대치를 끌어내고 있다. 야구에서는 10번의 타석에서 3번만 안타를 쳐도 수준급 타자로 평가받는다. 그런 타자가 되려고 노력하겠다. 아이폰 같은 대단한 신문은 만들지 못하더라도, 조합원에게는 따뜻하고 정겨운 이웃이며 지역과 행정에는 진솔한 충고와 조언을 전하는, 순돌이 아빠 전파사 같은 신문이 되고자 한다. 조합원·독자들에게도 부탁드린다. 그 과정에서 본인들의 행사가 지면에서 소개되지 못하더라도 너그러이 이해 바란다. 선택과 집중 없이는 읽을 만한 신문으로 거듭날 수 없기 때문이다. 육 시장과 기자, 두 사람 모두 새해 약속과 당부의 메시지를 보냈다. 두 사람 중 누가 약속을 잘 지켰는지 내년 이맘때 조합원·독자 여러분이 평가해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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