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엄한 쓰레기통·맛있는 숟가락·바다 쓰레기통

일회용품 쓰레기를 줄이기 위해서는 근본적으로 사용량을 줄여야 한다. 하지만 일회용품을 당장 100% 없앤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어떻게 하면 좋을까? 각종 매체에서 소개되고 있는 아이디어 3가지를 소개한다.

재활용률을 높이려면? 존엄한 쓰레기통

덴마크는 플라스틱 컵을 포함해 일회용품 포장을 반납하면 약간의 보증금을 돌려받을 수 있다. 하지만 보증금의 액수가 크지 않고 귀찮아서, 보통의 사람들은 그냥 버리고 만다. 현재 세종과 제주에서 시행중인 ‘일회용컵 보증금제’가 별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 이유와 비슷하다. 그런데 반짝이는 아이디어 하나로 인해 덴마크의 일회용품 재활용률이 크게 올랐다고 한다.

유튜브의 한 채널에서 소개되는 ‘먹는 숟가락’. 친환경 일회용품으로 볼 수도 있지만 동시에 식품이기도 하다.

아이디어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일회용품 보증금은 적지만 노숙인이나 저소득층에게는 꼭 필요한 돈이다. 그들은 생존을 위해 쓰레기통을 뒤지면서 빈 병을 찾는다. 덴마크의 활동가들은 이러한 사람들을 존엄성을 위해 쓰레기통 옆에 선반을 달아두기로 했다. 결과는 놀라웠다. 노숙인이나 저소득층은 쓰레기통을 뒤적이지 않고 편하게 재활용품을 수거해 보증금을 받을 수 있어서 만족했고, 사용자들은 굳이 재활용을 위해 가게로 가져가지 않고도 재활용에 동참할 수 있어서 만족했다. 아무런 비용도 들이지 않고 서로의 필요를 충족시키는 일거양득의 아이디어인 셈이다.

사용이 불가피하다면? 맛있는 숟가락

중국을 제치고 전 세계 인구수 1위를 목전에 둔 인도. 인구수가 많은 만큼 일회용품 사용도 많다. 특히 잘 뭉쳐지지 않는 인디카 쌀을 주식이기 때문에, 일회용 숟가락 사용이 세계에서 가장 많다고 한다. 매년 폐기되는 일회용 숟가락이 1천200억 개에 달한다.

인도 농업 전문 컨설턴트 나라야나 피사패티(Narayana Peesapaty)는 쌀을 이용해 식용 숟가락을 개발했다. 에디블 컷러리(Edible Cutlery)라고 불린다. 먹을 수 있는 수저라는 뜻이다. 종류는 숟가락, 젓가락, 포크 세 가지다. 뜨거운 물에서도 30분 이상 버틸 수 있고, 여러 가지 맛도 선택할 수 있다. 천연 성분으로만 이뤄졌기 때문에 굳이 먹기 싫으면 아무 데나 버려도 5일이면 완전 분해가 된다고 한다.

이미 버려졌다면? 바다 쓰레기통

인간이 버린 일회용품이 제대로 수거되거나 활용되지 못하면 결국 종착지는 바다가 될 수밖에 없다. 독일의 한 해양연구소는 2015년 4천150m 해저에 가라앉아 있던 치즈 용기 등의 플라스틱 쓰레기를 수거했는데 원형 그대로를 유지하고 있었다고 발표했다. 특히 치즈 용기는 비닐 포장이 조금 찢어지긴 했지만, 제품명과 바코드까지 선명했는데, 1990년 처음 출시한 제품으로 확인됐다. 연구소는 수거된 플라스틱 쓰레기가 모두 20년 이상 된 것이었지만, 분해된 징후는 찾아볼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플라스틱 쓰레기 대부분이 ‘자외선 안정제’를 포함해 광산화분해도 어렵다. 레고 등 일부 플라스틱 쓰레기는 수백 년까지도 원형을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호주의 서퍼인 피트 세글린스키와 앤드류 터튼은 해양오염이 심각하다고 느끼고 시빈 프로젝트(Seabin Project)를 시작했다. 시빈은 ‘바다의 쓰레기통’이라는 의미로 바다에 떠다니는 쓰레기를 빨아들이고, 청소가 끝나면 다시 물을 분배해 내보낸다. 각종 쓰레기들뿐만 아니라 본체 바닥에 달린 패드를 통해 기름까지도 걸러낼 수 있다. 시빈으로 태평양 한가운데의 쓰레기 더미를 제거할 수는 없지만, 해안가에서 미리 쓰레기를 처리해 바다로 흘러 들어가는 것을 막는 데에는 도움이 될 수 있다.

홍석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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