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회용품의 대부분 플라스틱
한때는 환영받던 소재였지만
플라스틱 없는 삶을 꿈꾸다

‘플라스틱 대한민국- 일회용의 유혹’ 보고서

일회용품으로 발생하는 환경문제 대부분은 플라스틱에 기인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일회용품 사용은 플라스틱 문제와 밀접하게 연결돼있다.

2019년 12월 환경단체 그린피스가 발간한 ‘플라스틱 대한민국- 일회용의 유혹’이라는 보고서는 일회용품과 플라스틱의 관계를 주목했다. 보고서는 ‘일회용이 플라스틱 폐기물 급증을 낳고 있다. 1분마다 트럭 한 대 분량의 플라스틱이 바다로 쏟아져 들어가며 그중 큰 부분을 차지하는 것이 바로 플라스틱 포장재’라고 밝혔다. 또 ‘기업은 플라스틱 제품을 대량으로 찍어내면서 적극적인 마케팅을 펼친다. 소비자의 시선을 끌기 위해 만든 포장재는 애당초 단 한 번 쓰고 버리도록 디자인되어 있다. 그것이 어떤 영향을 낳을지에 대한 고려는 거의 없다’고 지적했다.

이미 주요 선진국은 플라스틱 일회용품과의 전쟁을 선포한 상태다. 유럽은 2018년 플라스틱 전략을 발표했고, 플라스틱 제품의 시장 출시 금지, 사용량 감축, 생산자책임 확대 등 다방면으로 규제전략을 내세웠다. 2030년까지 포장재에 쓰이는 플라스틱을 재활용 가능한 물질로 전환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일본의 경우 2018년 플라스틱 관리 전략을 세웠고, 2030년까지 일회용 플라스틱을 25% 감축할 계획이다. 또 스마트 플라스틱 캠페인을 시행하고, 2030년까지 용기 포장재의 60%를 재사용 및 재활용 가능한 물질로 전환하는 목표를 세웠다. 하지만 한국은 적극적이지 않아 보인다. 플라스틱 사용량은 점점 증가하고 있으며, 생산된 일회용 플라스틱은 대

부분 재활용되지 않는다. 매립장과 소각장의 숫자는 줄어들고 있다.

보고서는 이러한 추세에 따라 ‘처리하지 못한 플라스틱 폐기물의 환경적 위험은 고스란히 우리에게 돌아올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이어서 플라스틱 재앙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일회용 소재를 다른 일회용 소재로 대체하는 방식은 해결책이 될 수 없으며, 정부는 보다 강력한 규제로 일회용 플라스틱의 절대 소비량을 감축, 관리해야 한다. 기업도 일회용 문화를 소비자에게 주입하는 관행에서 탈피하는 것을 최우선 과제로 삼아야 한다. 그리고 처음부터 쓰레기가 덜 나오고 재사용이 가능한 제품 포장재를 고안해 소비자에게 공급하는 사업 모델을 도입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때는 꿈의 소재였던 플라스틱

플라스틱이 처음부터 골칫거리였던 것은 아니다. 처음 발명된 이유는 당구공 재료인 상아를 대체해 코끼리를 보호하기 위해서였고, 국내에 소개될 당시에도 매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네이버 뉴스 라이브러리 자료에서 ‘플라스틱’이라는 키워드를 쳐 보면 최초의 기사는 1956년 플라스틱 인공심장발명에 대한 뉴스였다.(기사①)

 

1962년 한 기사에는 플라스틱 편리성과 유용성을 찬양하고 있다.(기사②)

10년 정도가 지나 1970년대가 되자 플라스틱으로 인한 환경문제를 주목하는 기사들이 보이기 시작한다.(기사③)

플라스틱으로 인한 문제를 지적하면서도, 기술 발전으로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을 발견할 수 있다. 어쩌면 근거가 빈약한 그러한 믿음이 지금의 사태에 이르게 만든 원인일지도 모른다. 환경전문가들은 입을 모아 손쉽게 사용하면서도 아무 문제도 일어나지 않을 수 있다는 신기루 같은 환상을 지금이라도 버려야 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플라스틱 없는 삶 가능할까?

플라스틱 없이 살 수 있을까? 플라스틱이 환경을 파괴하고 있다는 사실을 다들 알고 있지만 ‘쓰지 않고 살 도리가 없으니 하는 수 없다’는 체념에 빠지게 되는 게 현실이다. 하지만 2016년 발행한 ‘우리는 플라스틱 없이 살기로 했다’의 저자 산드라 크라우트바슐과 그의 가족은 플라스틱 없이 살아 보겠다는 무모한 도전에 뛰어들었다. 책 ‘우리는 플라스틱 없이 살기로 했다’는 이들 가족의 좌충우돌 실험 보고서다. 이들은 경험을 통해 넘쳐나는 플라스틱이 왜 문제인지, 우리의 건강과 환경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 왜 재활용 시스템만을 믿어서는 안 되는지 등을 깨닫는다.

4년 동안 쓰레기 배출을 전혀 하지 않는 삶에 도전한 사람도 있다. 그러한 경험을 세계적 강연회 TED에서 공유해 유명세를 탔다. 뉴욕대에서 환경과학을 전공한 로렌 싱어라는 청년이 그 주인공으로, 플라스틱 생활용품 없는 생활을 실천했다. 4년 동안 그가 버린 쓰레기는 작은 유리병 하나에 다 들어갈 정도였다.

춘천에서도 플라스틱 쓰레기 없는 삶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제로웨이스트 상점, 카페, 정육점 등에 시민들이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시민들이 지속적인 관심을 보인다면 ‘플라스틱 없이 살기’라는 무모한 도전이 머지않은 미래에는 현실이 될지도 모른다.

홍석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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