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향민 백애리 《지구에서 영어생활자로 살아남는 법》
평범한 한국 여성들에게 도전할 용기와 지혜 주고파

고향 춘천을 떠나 이역만리 스위스에서 꿈을 이룬 출향민 백애리(44) 씨가 글로벌 환경 속에서 세계인들과 공존하기 위해 체득해야 했던 일터에서의 언어, 태도에 대한 치열한 고민과 성장기를 담은 자기계발형 에세이 《지구에서 영어생활자로 살아남는 법》을 펴냈다.

백애리 씨가 후배들과 토크쇼를 진행했다.  사진 제공=춘천YMCA

백 씨는 청소년기에 춘천YMCA소속으로 활동했으며 한림대를 졸업한 후 출판사·라디오 방송 작가로 일했다. 하지만 지역대학 출신의 여성이라는 차별과 감정노동에 지쳐가던 스물일곱 해에 훌쩍 미국 어학연수를 떠났다. 빈털터리였지만 글로벌 환경을 경험하며 잃어버린 자아를 다시 찾았다. 이후 우여곡절 속에 스위스 제네바 국제 NGO 본부에서 일했고 현재는 유엔 산하 국제기구에서 회원국들의 법과 정책 모범사례를 연구하는 콘퍼런스를 조직·기획하는 팀에서 일하고 있다. 퇴근 후에는 대학에서 한국어를 가르치고 있다.

백 씨는 2020년 스위스에서 춘천YMCA 청소년들을 만난 것과 자신처럼 평범한 한국 여성들이 좌절하지 않고 본인이 원하는 삶을 사는데 용기를 주기 위해서 책을 펴냈다. 그는 지난 설 명절에 고향을 찾아 춘천시청소년수련관과 한림대에서 후배들을 만나 북토크를 진행했다. 

백씨는 “스위스에서 고향 청소년들을 만났을 때 영어를 얼마나 잘해야 국제기구에서 일할 수 있느냐는 질문을 받았다. 학생들이 용기 내 던진 질문들을 누구보다 솔직하게 답하고 싶었다. 평범한 스펙을 가진 여성이 성공하기 위해 노력한 이야기가 지역 후배들에게 도움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춘천을 찾았다”라고 말했다. 이어서 “한국을 떠나 영어를 다시 배우면서 얻은 것은 헷갈리던 시제나 가정법이 아닌 ‘나’ 였다. 인간은 말도 안 되는 적응력을 가졌다. 변화를 원한다면 최소한 자신을 변화시키고 다듬어야 한다. 물론 헤맬 수 있겠지만, 두 발로 전진해야 만날 수 있는 순간들이기에 포기하지 않는다면 다다를 수 있다”라고 조언했다. 그의 말처럼, 책은 부모나 지인의 도움 하나 없이 혼자 힘으로 이방인들 사이에서 체득하며 일궈낸 성과를 통해 동시대 청년들의 질문에 성실히 답하고 있다.박종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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