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인명·임원·사무실 다 바꿔 “새 술은 새 부대에”
언론을 넘어 “공유경제에 바탕을 둔 새로운 생태계 구축” 천명

취임 기간 이루려는 중점 목표는?

세 가지 정도로 얘기할 수 있겠다. 첫째는 차별화된 지역언론으로 확실하게 자리매김하는 것이다. 둘째는 재정 안전성을 확보하는 것이고, 마지막으로는 협동조합 언론으로서 소통과 참여, 협업의 조직문화를 확립하는 것이다.

사진=고학규 시민기자

그동안 협동조합 조직으로서 소통과 참여가 부족했다고 지적하는 조합원이 많았다. 어떻게 회복할 것인가?

《춘천사람들》을 창간하고 초기 3년 반 정도 상임이사로서 운영을 총괄하면서 적어도 ‘소통과 참여로 만드신 신문’이라는 취지만큼은 견지하려고 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그런 취지를 많이 잃어버린 것 같다. 창간 당시의 초심으로 돌아가 협동조합 정신을 회복하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왕도는 없다. 작은 일이라도 조합원들이 참여해 함께할 기회를 많이 마련 하는 것이다. 각종 위원회 등 조직 내 다양한 기구를 체계적으로 운영하고 조합원들의 자발적인 동아리들이 활성화될 수 있도록 북돋을 생각이다.

지난 정기총회에서 언론 외에 출판사업과 로컬마켓, 그리고 로컬여행 등을 주력사업으로 키우겠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설명해 달라.

지역언론을 둘러싼 환경이 그리 좋지 않다. 구독료와 광고수익만으로는 지속 가능한 토대를 쌓기가 어렵다. 재정을 확충할 주력사업이 필요한 이유다. 그러나 단지 재정적인 측면 때문만은 아니다. 《춘천사람들》은 언론이면서 협동조합이고, 지역적으로는 가치의 연대이기도 하다. 조합원은 조합을 위해, 조합은 조합원을 위해 서로 보탬이 될 수 있어야 한다. 조합원들이 가진 재능을 경제적 가치로 전환할 수 있도록 돕는 일도 조합의 중요한 역할이다. 그런 측면에서 이들 사업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조합원들이 자율적으로 참여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수 있도록 새로운 모델을 만들 생각이다. 그런 과정을 통해 다양한 네트워크가 촘촘하게 형성되면 지역 내에 공유경제에 바탕을 둔 새로운 생태계를 구축할 수 있을 것이다. 그 생태계의 중심에 《춘천사람들》이 베이스캠프이자 플랫폼으로서 존재할 것이다.

뻔한 얘기일 수 있는데, 현재 《춘천사람들》의 희망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춘천사람들》을 처음 창간할 때와 똑같다. 기존 언론과는 다른 대안언론을 만들자고 결의했을 때 협동조합 모델이 가장 바람직하다고 생각했다. 시민이, 지역주민이 조합원으로 참여해 언론의 소비자에서 생산자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좀 퇴색되기는 했지만, 여전히 사람과 네트워크가 자산이고 희망이다. 희망은 저절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가는 것이다.

조합원을 늘리는 것, 그리고 독자를 늘리는 것에 대한 문제는?

조합원은 양적인 확대보다는 질적으로 고양돼야 한다. 조합원은 가치를 공유하고, 공동의 책임의식을 가져야 한다. 독자를 늘리는 것은 생존의 문제다. 독자를 늘리기 위해서는 우선 우리의 상품인 신문의 가치를 증명해야 한다. 읽을 만한 신문, 읽어야 하는 신문을 만들어야 읽어달라고 할 수 있는 것 아닌가? 건강한 언론은 건강한 독자를 낳는다.

덧붙이고 싶은 말이 있다면?

이번 정기총회에서 조합의 이름도 제호와 똑같이 ‘춘천사람들’로 변경했다. 마침 공교롭게도 사무실도 이전하게 됐다.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으라”고 했다. 중요한 건 ‘새 술’의 질(Quality)인데, 술을 빚는 사람의 자질과 기술이 문제다. 그 자질과 기술을 갖추기 위한 노력, 그것이 지금 ‘언론협동조합 춘천사람들’의 모든 구성원이 힘써야 할 덕목이다.

홍석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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