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선생님 현 자유인 김은희

이 인물 인터뷰는 춘천문화재단 문화도시 조성사업의 하나로 2022년 제작한 《Spring 100, Spring! Vol. 3》 에 수록된 인터뷰입니다. 인터뷰의 주인공은 문화도시 시민협의체 봄바람이 직접 추천한 우리 주변의 이웃들입니다. 출판인을 꿈꾸는 지역의 청년들, <로컬에-딛터>가 아카데미 실습 과정으로 직접 인터뷰뿐만 아니라 사진 촬영하고 제작에 참여했습니다. 춘천을 사랑하는 ‘춘천사람들’의 이야기입니다. 재단과 에디터의 허락하에 전재(轉載)하기로 합니다. - 편집자 주

아파트보다는 단독주택을, 고층보다는 저층을 좋아하는 김은희는 춘천의 옛날 모습이 담긴 동네를 좋아한다. 아름다운 자연과 더불어 역사적으로 의미 있는 공간들이 소중하기 때문이다. 춘천에서 20년 가까이 살았고 10년 전 명예퇴직을 하면서 선생님에서 자유인으로 멋있는 변신을 마쳤다.

김은희는 도시가 살롱 인생 2막 동년배 커뮤니티 ‘멋진 하루’에서 활동한다. 이는 그가 시민문화예술교육 <전환의 50+, 낭만오벤져스>에서 맺은 새로운 관계를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멋진 하루라는 그 이름을 따라 ‘함께 모여서 그날 하루 멋지고 즐겁게 하루를 보내는 것’이 목적이다. 그렇게 모인 사람들이 거창한 일을 하지는 않지만 그날그날 즐거운 일을 하나씩 하기로 했다. 재능기부를 하는 사람도 있었다. 더 예쁘게 자신을 가꾸기 위한 화장 기본법을 알게 됐다. 지난번에는 캘리그래피도 배웠다. 글씨를 예쁘게 쓰는 법을 배우고 마음을 가꾸었다. 꽃으로 차도 만들었다. 꽃으로 차를 만들 줄 아는 사람이 재능기부를 해서 함께하는 모두가 즐길 수 있었다.

“거기서 배운 게 하나 있어요. ‘우리가 앞으로 50년을 더 살려면 새로운 인간관계를 맺어야 한다.’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 보니 참 좋더라고요. 부담없이 자유롭게 모여서 즐겁게 시간을 보내요. 그런 시간을 쓸데없다고 볼 수는 없잖아요.”

아무것도 안 하면 그저 흘러가 버릴 시간이다. 김은희는 그런 시간을 흘려보내지 않고 적극적으로 임하며 많은 것을 얻었다. 우선 모여서 활동하기 위해 자신을 더 가꾸게 됐다. 낭독극이라는 낯설고 새로운 장르에도 도전하며 특별한 경험을 얻었다. 비록 문화 예술과 관련된 아주 작은 부분을 경험해 본 것이지만 마음도 정화가 되고, 설렘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꽃차를 만드는 것도 그렇다. 다 같이 모여 예쁜 꽃을 보면서 마음을 나누는데 마음이 안 예뻐질 수 있을까? 그러니 다들 정해진 시간이 지나도 어느 하나 조급한 사람 없이 남아있는 게 아닐까. 작은 움직임이지만 김은희는 이처럼 춘천의 변화를 이끌고 있다. 춘천 사람들의 하루를 멋지게 바꿔가면서 말이다.

“춘천의 낭만이라고 하면 대부분 수도권 사람들이 옛날 자연환경이 아름다운 곳에서 놀았던 추억의 낭만을 얘기하는 거예요. 근데 나는 춘천이 변했으면 좋겠어요. 자연의 낭만이 아니라 문화의 낭만, 추억의 낭만이 아니라 지금의 낭만으로요.”

김은희는 선생님으로 살 때는 느끼지 못했던 문화를 자유인으로 살면서 많이 접하고 느끼고 있다.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시민으로서 설레는 삶을 살아가는 김은희의 멋진 하루를 만드는 작은 움직임이 모여 ‘멋진 춘천’을 이루기를 기대해 본다.

editor 원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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