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철(서일대학교 AI융합콘텐츠학과 교수)

3R이란 것이 있다. Reading, wRiting, aRithmetic, 여기서 R을 모아놓은 것인데, 읽기, 쓰기 그리고 셈하기 이 세 가지를 묶어서 3R이라고 부른다. 3R은 학생들의 학업적 성취도를 평가하는데 매우 중요한 지표이다. 우리 아이들이 학교에서 배우는 것은 모두 저 3R의 범주에 있다. 

무엇을 읽고 쓸 수 있는지, 어떤 것을 더하고 뺄 수 있는지의 관점이 변할 뿐, 3R을 강조하는 그 기조는 세상이 아무리 빠르게 변해도 바뀌지 않을 것이다. 3R의 능력을 키우기 위해 책상에 끈기 있게 앉아서 교과서를 외우는 학생을 우린 우등생이라 부른다. 3R 능력을 잘 키웠기에, 그 능력을 평가하는 시험에서 높은 점수를 받는 것은 당연하다. 그 시험 중 가장 큰 것은 수학능력평가 시험이고, 우리 자녀들의 대학입시를 관장하는 중대사이다. 

하지만 세상이 꽤 빠르게 많이 변했다. 수준 높은 3R 능력이 보장되던 명문대가 꼭 성공을 보장하지 않는다. 창의력이나 남들과 월등하게 소통할 수 있는 의사소통능력 등, 성공의 잣대를 결정하는 능력이 다양해지고 있다. 3R에 대비되는 4C(Communication 의사소통능력, Collaboration 협업능력, Critical Thinking 비판적 사고, Creativity 창의력)가 3R보다 강조되는 영역이 점차 늘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주류 대세가 된 유튜버와 프로게이머의 커다란 성공에 명문대 문턱을 넘는 행위는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프로그래밍 역시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고유의 창의성을 발휘하는 사람이 더욱 많은 것들을 해낸다. 

3R 능력을 고루 갖추지 못했다고 해서, 4C 능력마저 부족한 것은 아니다. 오히려 4C는 누구보다 뛰어난 학생일 수 있다. 따라서 교육의 방향은 매우 중요하다. 과거 몇백 년 동안 변하지 않았던 3R의 그늘 때문에, 4차산업혁명의 주요 인재를 발굴할 수 없는 교육을 설계하는 과오를 범해서는 안 된다. 

3R만큼이나 중요해진 새로운 영역의 등장이다. 교육 현장에서도 창의적 체험활동 등 많은 변화의 노력이 이루어지고 있지만, 아직까진 3R을 다하고 난 다음 행해지는 부가적인 행동일 뿐이다. 4C 역시 체계적인 함양과 평가, 이를 통해 이룰 수 있는 많은 진로의 구체성 등이 준비가 되어야 한다. 그 준비가 우리 아이들이 준비하는 미래에 부합할 것이다. 교육도시엔 그러한 준비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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