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마지막 주말인 지난달 25일 토요일.

생태 관찰 나들이에 나선 다섯 명의 시민이 어쩌면 마지막이 될 겨울 철새 탐조에 나섰다.

이번 탐조 목적지는 지촌천이 춘천호로 합류하는 연꽃단지 일대였다. 춘천댐을 지나 사북면 신포리에 있는 현지사를 오른쪽으로 끼고 돌면 차 한 대 정도 다닐 수 있는 길이 나온다.

자동차로 30여 분을 달려 도착한 연꽃단지. 2년 전 이곳 연꽃단지와 춘천호에서 여러 종류의 새들을 관찰했기에 이번에도 많은 기대를 걸었으나, 연꽃단지는 청둥오리 몇 마리만 노닐고 있을 뿐 대체로 고즈넉했다.

그 대신 다행스럽게도 춘천호 건너편 수변 기슭을 따라 여러 마리의 새들을 볼 수 있었다. 청둥오리를 비롯해 댕기흰죽지·논병아리·뿔논병아리·가마우지 등이 한가하게 봄볕을 만끽하며 열심히 먹이 활동을 하고 있었다.

그러나 이날의 하이라이트는 연꽃단지도 춘천호도 아니고 바로 춘천호에 합류하기 직전의 지촌천 하류였다. 연꽃단지에서 되돌아 나오기 위해 지촌천에 걸친 다리를 막 건너려는 순간, 일행은 동시에 탄성을 자아내지 않을 수 없었다. 넓게 펼쳐진 냇물에는 청둥오리를 비롯해 여러 종류의 오리과 새들이 분주하게 유영하고 있었고, 냇가 갈대밭에는 백로와 왜가리가 떼 지어 고고한 자태를 뽐냈다. 그 무엇보다 신나는 건 수변 나무들 사이로 천연기념물 제327호인 원앙 예닐곱 마리를 한꺼번에 관찰할 수 있었을 뿐만 아니라 지금껏 있었던 춘천 인근 수변 탐조 활동과정에서는 처음으로 홍머리오리와 청머리오리를 목격했다.

춘천호에서 시내로 들어와 이번에는 우두온수지로 향했다. 2년 전 이맘때 우두온수지에서 쇠기러기 떼를 목격했기 때문이었다. 물이 거의 빠진 우두온수지에서 쇠기러기는 볼 수 없었다. 대신 흔히 볼 수 있는 쇠오리와 백로, 그리고 흰뺨검둥오리 외에 작은 꼬마물떼새와 알락할미새를 볼 수 있었다.

‘춘천 생태 나들이’는 매달 마지막 주 토요일에 탐조 활동을 나간다. 4월에는 실레이야깃길을 걸으며 야생화를 비롯해 다양한 동식물을 관찰할 예정이다.

고학규 시민기자

※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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