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4월 3일, 《춘천사람들》 364호가 발행되는 날이다. 2015년 11월 4일 창간호를 발행했으니 어느덧 7년 5개월이 되었다. 창간 기념 주간도 아닌데, 이렇게 장황하게 창간의 역사를 더듬어 보는 것은 이번 호인 364호부터 전면적인 지면개편을 선보이기 때문이다. 이런 전면적인 지면개편은 창간 이래 처음 있는 일이다. 그뿐만 아니라 창간 당시 ‘디자인 휴’의 육혜진 대표가 디자인한 ‘춘천사람들’ 제호도 이번 기회에 디자인을 바꿔 다른 글씨체로 선보이게 되었다. 

‘춘천사람들’은 앞서 지난 2월 6일 2023년 정기총회를 열고, 전흥우 신임이사장을 선출하는 등 임원진도 일신했다. 이사진은 현 상황을 침체와 위기라면서, 《춘천사람들》이라는 신문이 시민언론, 대안 언론이라는 차별성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연례적인 수준을 넘어 전면적인 개편을 단행 필요가 있다면서 이사회에서는 2023년 4월에는 제호 디자인 변경과 지면개편을 단행하고, 5월부터는 기존 16면에서 20면으로 증면 발행하기로 하였다. 지면개편에 따라 그동안 시민기자가 취재해오던 모든 코너가 폐지되었으며, 외부 필진의 기고 글로 이루어지던 모든 코너가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되었다. 사랑받던 코너도 있어 편집 책임자로서 아쉬움이 남는다. 이 지면을 빌려 그간 고료도 없이 옥고를 주신 필자들의 수고로움에 다시 한번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 

이번 지면개편은 제호 디자인 변경을 비롯해 취재기자 50%, 시민기자 30%, 광고 30%라는 방향 아래 진행되고 있다. 1~ 8면까지는 취재기자의 보도를, 9~14면까지는 시민기자가 지면을 채운다. 기자의 취재 보도가 8개 면인 데 비해, 현장취재라지만 시민기자의 글을 6개 지면이나 배정한 것은 시민기자를 중시하는 지면개편 의도에도 불구하고 어떤 평가를 받을지 조심스러운 측면이 있다. 아무래도 취재기자의 뉴스 보도가 전문성과 시의성을 토대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시민기자 확대가 시민 중심이라는 상보의 효과를 줄지 편중의 측면으로 읽힐지 염려스러운 부분이다. 

시민기자가 담당하게 될 새로 신설된 중요 지면은 다음과 같다. 9면은 기존에는 원래 시민기자가 담당해오던 인터뷰 코너인데, 기자 충원이 어려워 춘천문화재단의 문화도시 조성사업으로 제작한 《Spring 100, Spring! vol. 3》에 수록된 글을 허락하에 임시로 전재해 왔다. 이번에 연재하기로 확정하면서 2022년에 이미 책자로 발행되었기에, 신문에 다시 재수록하는 것이 독자들에게 어떻게 비칠지 여전히 조심스럽다. 10면(책읽는 도시) 3코너, 11면(지속가능공동체) 2코너, 12면(춘천오감여행) 2코너, 13면(시민생각) 2코너, 등 4개 지면 9개 코너가 9명의 시민기자 몫이다. 페이스북 글을 그대로 옮겨오는 14면 SNS세상이라는 지면도 신설되었다. 이 모든 것은 이번 364호 지면을 통해 구체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문제는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라는 말이 있다. 지금 우리에게도 해당하는 말이다. 미디어 환경 변화에도 불구하고 오랜 역사를 지닌 수많은 지역 주간신문이 메거진을 표방하는 주간지와는 달리 여전히 뉴스 보도를 중심으로 한 편집을 고수하는 걸 보면, 형식이 아니라 내용과 질이 중요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어제 취재현장에서 만난 춘천 주재 기자들의 대화가 아직도 귓전에 남아 있다. “중앙지는 강원도 주재 기자가 특종을 해도 큰 주목을 안 하듯이, 소위 물을 먹어도 큰 질책이 없다고” 역설적으로 그래서 지역신문이 필요하다. 《춘천사람들》은 조합원을 포함한 독자의 신문이다. 편집 책임자로서 한 문장의 지면도 소중하다. 지면개편에 대한 애독자의 격려와 더불어 애정 어린 비판과 질정을 바란다.

김진석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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