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천으로 통하는 길목 춘천인형극장을 지나 고슴도치섬을 마주한 사농동의 붉은 벽돌집, 바로 ‘카페 옥산’이다. 상중도의 고산(孤山), 즉 옥산으로 가는 북한강의 작은 포구터였던 옥산포 마을. 박온 대표는 외조부의 오래된 집을 개조해 2019년부터 카페로 운영하기 시작했다. 10년 동안 덩그러니 쓰임을 잃은 건물에 구석구석 생명력을 불어넣었다. 세월의 흔적이 켜켜이 쌓여있는 이곳을 감각적으로 채우는 빈티지한 목재 가구와 다양한 크기의 푸른 화분들이 자연스레 어우러진다. 

1·2층은 넉넉한 거리로 배치된 테이블 덕에 혼잡하지 않다. 카페 옥산의 하이라이트는 3층의 아담한 테라스 공간. 포토존으로 활용되는 이곳은 나무로 된 두 개의 안락의자를 액자 삼아 유유히 흐르는 북한강의 물줄기, 나란한 고슴도치섬, 그 뒤에 병풍처럼 펼쳐진 북배산과 가덕산의 그림 같은 풍경을 한눈에 전망할 수 있다. 테라스에서 계절마다, 시간마다 달라지는 하늘과 강물의 색감을 비교해 보는 것도 이 공간만의 묘미.

캐러멜 크런치, 흑당과 계피, 아몬드와 코코넛. 카페 옥산에서는 세 가지 조합의 크림 라테가 대표 메뉴다. 고소하고 달큰한 라테가 나른한 봄에 활력을 더하기 충분하다. 마실 거리 외에 또 다른 즐길 거리가 준비되어 있다. 바로 피크닉 바구니, 돗자리, 꽃다발, 음료 등이 포함된 피크닉 세트. 나들이 가기 좋은 계절인 봄과 가을이면 카페 공식 인스타그램을 통해 대여 신청을 할 수 있다. 

카페 옥산에서 충분한 시간을 보냈다면 뒷문을 따라 나와 북한강 변을 원 없이 걷는 것도 좋다. 특히 노을이 지는 오후면 황금빛 강을 가로지르는 눈부신 윤슬을 벗 삼아 산책할 수 있다. 대로를 건너 도보 10분 거리의 강원도립화목원에 가 보는 것도 추천한다. 4월 7일부터 13일까지 개장 이래 첫 ‘야간 벚꽃 축제’가 열려 야간 입장객에게는 무료입장이 가능하다. 관람 시간은 밤 10시까지. 4월 말부터 5월 초까지 화목원에 만개하는 겹벚꽃과 노랗게 움튼 튤립을 구경하러 가는 것도 좋을 것이다. 

책 한 권, 라테 한잔과 함께 잔잔히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거나,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피크닉 세트를 들고 화목원에서 다정한 봄 소풍을 즐기는 것. 카페 한쪽, 북한강의 물결을 담아 디자인한 포스터의 문구 “Like a Running River(흐르는 강물처럼)”와 같이, 포근한 봄날 사농동에서 여유로운 하루를 보내보는 것은 어떨까.  

카페 옥산 / 영서로 3063 / 0507-1326-4806

박선정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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