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원 군 “형·누나들이랑 노는 것 재밌어”
부모 “선생님의 세심한 돌봄에 만족”

“나라를 지키는 멋진 군인이 되고 싶어요.”

올해 강원도 춘천시 추곡초등학교에 유일한 신입생으로 입학한 김지원(7) 군의 장래희망이다.

지난달 진행된 추곡초등학교 입학식. 유일한 신입생 김지원(앞줄 왼쪽 다섯 번째) 군과 전교생이 한자리에 모였다.     사진 제공=김지원 군 어머니 백은명 씨

지원 군은 “친구가 없는 건 속상하지만, 형·누나들이랑 노는 것이 더 재밌다”며 “쉬는 시간에 모두 같이 할리갈리 게임을 하는 것이 가장 행복하다”고 말했다.

“아이가 친구가 없어 속상해하는 건 있지만, 붙임성 좋고 어울리는 것을 좋아하는 지원이기 때문에 큰 걱정은 없다”는 어머니 백은명 씨는 오히려 “자연과 직접 교류하며 형·누나들과 자유롭게 뛰어노는 것이 아이가 훗날 세상을 살아가는 든든한 자양분이 될 것”이라는 믿음을 내비쳤다. 나홀로 신입생이 된 아이가 별로 걱정되지 않는 어머니의 심정은 무엇보다 ‘학생 수가 적다 보니 선생님들의 세심한 돌봄을 받는 것 같아 만족’하기 때문이다.

북산면의 시골에 있다 보니 문화생활을 경험시켜 줄 방법이 마땅치 않아 막막했는데 학교 측에서 스키캠프·수영교실은 물론, 승마체험까지 할 수 있도록 다양한 활동이 이 작은 학교의 전교생들에게 제공이 되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인형극 교류 학습을 통해 매년 열리는 춘천인형극제에 참가하고 있는 등 작지만 쏠쏠한 체험학습이 진행되는 것 같아 엄마로서 안심이 된다는 것이다. 작지만 내실 있는 학교에서 자연과 상생하며 진귀한 경험을 쌓게 될 아이들에 응원의 메시지를 전하고 돌아왔지만, 강원도 내 교육 현실은 작지만 내실있는 교육에 대한 기대만으로 낙관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는다. 고령화와 저출산의 늪 한가운데 빠진 강원도는 학령인구 감소로 지역 곳곳의 학교들에 폐교 위기가 엄습하고 있다. 도교육청에 따르면, 도내 초등학교 학생 수는 내년부터 감소세가 가팔라져서 2027년에는 6만 명 아래로 떨어질 전망이다. 현재보다 17.3%가 준 5만9천여 명에 불과한 수준에 이른다.

궁여지책으로 교육부는 최근 ‘학교복합시설 활성화 방안’을 발표했고, 도내에서도 이를 활성화하기 위해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학교에 학생과 지역주민이 함께 이용할 수 있는 문화체육시설은 물론, 주차장, 평생교육시설 등을 설치, 학교가 교육은 물론, 마을의 문화생활의 중심이 되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기존의 폐쇄된 학교 공간을 학생과 지역주민이 함께 공유하고, 학생뿐 아니라 지역민의 복지에 이바지하며 학교가 지역의 구심점 역할을 하도록 함으로써 학교가 문을 닫는 속도를 줄이겠다는 것이다.

학년 간의 교실 벽도 허물어지고, 학교 시설과 마을 생활 공간과의 벽도 허물어진 작은 학교. 삭막한 시골에서 한 줄기 빛처럼 아이들의 꿈을 키우고 지역 소멸을 막는 버팀목이 될 수 있을지 조심스런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이윤아 대학생기자

※이 기사는 한림대 미디어스쿨 대학생기자가 취재한 것으로, 오마이뉴스와 공동 게재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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