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의 변화가 뚜렷한 춘천이 좋아요 새내기 디자이너 도윤

경기도에서 나고 자랐지만 2년 전 춘천에 있는 회사로 취업하며 이곳으로 오게 되었다. 첫 직장 첫 독립이었다. 그럼에도 처음을 두려워하지 않고 커리어와 인생의 경험을 쌓기 위해 나고 자란 곳을 떠나 춘천에 왔다.

2년 전쯤 직장 때문에 춘천에 오게 되었다. 부모님의 품을 떠나는 것이 처음이었지만 디자이너 커리어를 위해 두려움보다는 용기를 내어 춘천에 왔다. 처음엔 춘천을 잘 모르다 보니 심심했지만 조금씩 나만의 취미생활을 하면서 혼자 잘 지내는 방법을 찾게 되었다. 특히 올해는 춘천문화재단에서 추진하는 ‘일당백 리턴즈’와 ‘로컬에-딛터’에 참여하면서 여느 때보다 바쁜 여름을 보내고 있다.

“춘천문화재단의 ‘일당백 리턴즈’에 참여하며 체험 수기 편집물을 잡지로 만들고 있어요. 제 직업이 디자이너다 보니 만들고, 그리는 영역에 관심이 많은데 디자인이 제 직업이 되어 버리면서 이전에는 취미로 즐겼던 것들이 점점 일이 되어버린 느낌이 들고 부담이 생겼어요. 뭘 해도 예전만큼 재미가 없었죠. 그런 저에게 ‘일당백 리턴즈’는 잃어버렸던 예술에 대한 흥미와 열정을 다시 찾게 해주는 기회를 줬던 것 같아요.”

문화재에 관심이 많아 역사교육과에 들어갔다. 졸업이 가까워지면서 앞으로 어떤 직업을 가지고 살아가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다. 좋아하는 일을 하지 않으면 후회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어릴 때부터 좋아했던 그림에 대한 애정을 살려 학원에서 출판편집 디자인을 공부했다. 그리고 그 경험을 살려 디자이너로서 커리어를 쌓기 위해 춘천까지 오게 됐다.

“지금 다니고 있는 회사는 제가 배웠던 출판편집 외에도 다방면으로 디자인 작업을 하고 있어요. 스스로 영상도 공부해 다룰 수 있게 되었죠. 디자인 쪽은 영역이 넓고 분야가 많아요. 저는 외길만 걷는 디자이너가 되고 싶지 않아요. 저를 한정하지 않고 기획도 배워보고 여러 가지 조금씩 경험하면서 배우고 싶어요. 언젠가 기회가 된다면 제가 가장 관심이 많은 출판편집 쪽에서 일하고 싶어요. 종이 위에서 구도를 잡고 디자인하는 게 재밌거든요.”

도윤은 요즘 ‘로컬에-딛터’ 프로그램에 참여해 시민들을 취재하고 있다. 두 프로그램을 병행하며 바쁘게 살고 있지만 지금 하는 것들이 지나고 보면 앞으로 ‘디자이너로 일하는 데 도움이 되겠다’고 생각한다. 이 경험을 통해 춘천이 문화도시라는 것을 몸소 느꼈다. 시민들에게 문화 활동 참여를 유도하고 함께 도시문화를 만들어간다는 취지가 좋다고. 그 덕분에 다양한 체험을 하면서 춘천살이를 할 수 있다고. 앞으로 춘천에서 좋은 추억과 경험을 쌓아갈 도윤의 활동이 기대된다.

editor 박시영


 

당신의 안부를 물어도 될까요? 건강 전도사 박미경

서울에서 춘천으로 이사 와 10년째 ‘흑마늘&홍삼전문점’을 운영하고 있다. 매장 안에는 다양한 문화예술을 향유할 수 있는 ‘갤러리 동무’도 마련했다. 혼자만이 아닌, 모두가 함께 건강한 사회를 가꿔가는 건강지킴이.

춘천에서 10년째 운영 중인 건강식품 매장의 출입문은 묘하게 독특하다. 전체적으로 투명한 일반적인 매장 문과 다르게 회색 철문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가운데 네모난 창이 나 있다. 자리에 앉아 투명한 창을 보고 있으면 어느새 사계절이 다 간다.

옛날에는 어르신들만 건강식품을 찾았지만 요즘에는 젊은 세대들도 종종 찾아온다. 나이에 상관없이 아프고 지친 사람들을 계속 만나다 보면 마음이 급해질 때가 있는데, 어떻게든 힘이 돼주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그러다 자영업을 하는 사람으로서 가게 문을 닫고 연극 한 번 보러 가는 것이 쉽지 않은 자신을 보며 영감을 얻고 자연스럽게 마련된 ‘갤러리 동무’. 전시회, 출판기념회, 시 낭송, 소극장, 수다 모임 등이 열리는 작은 문화공간이 건강식품 매장 옆에 나란히 함께한다.

“삶이 바빠 지친 사람들을 보다 보니 중간 매개자가 하고 싶어지는 거예요. 흑마늘 사러 왔다가 그림 한 번 보시고, 우연찮게 왔다가 연극 한 번 참여해 보시라고. 혹시 힐링도 하고 싶으면 그렇게 하시라고.”

이것저것 많은 활동을 병행하다 보니 일정이 빡빡해졌지만 바쁜 지금이 오히려 행복하다. 처음 춘천에 왔을 때는 혼자인 것 같은 외로움도 있었다. 이웃끼리는 끈끈해 보이는데 그 이웃에 나는 속해있지 않은 느낌. 사람들과 친하다고 생각했는데, 어느 날 보면 나 혼자 겉돌고 있는 느낌.

“속마음을 잘 내비치지 않는 도시같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런데 사람들을 만나다 보니까 알겠더라고요. 표현하는 연습을 안 해봤을 뿐이지, 마음은 그렇지 않구나. 내가 적극적이면 상대방도 적극적으로 행동해요. 두 열정이 합쳐지면 펄펄 끓어요. 이제는 이곳을 떠나면 이렇게 좋은 사람들과 이렇게 재미난 일들을 하고 살 수 있을까? 그런 생각을 많이 해요. 떠난다면 아쉬움이 엄청 클 것 같아요.”

건강식품 매장과 문화공간이 결합된 장소가 이질적으로 느껴질 수도 있다. 큰 시설로 알고 찾아오는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잠깐 앉아 있다 보면 이 공간의 의미를 몸소 느낄 수 있다. 작지만 따뜻한 이야기가 공유되는 곳. 이곳이 따뜻해서 사람들이 모인 것일지도, 함께 모여 있기 때문에 이곳이 따뜻해진 것일 수도 있다. 어쨌든 이곳엔 당신의 건강을 응원하는 누군가가 기다리고 있다.

editor 김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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