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부터 춘천 봉의산을 찾는 어르신들의 발걸음이 잦아졌다. 한국산림복지진흥원 녹색자금사업의 일환인 ‘생활밀착형 도시숲 산림치유’가 진행되기 때문이다. 평생을 살면서 봉의산을 처음 와봤다는 시민부터 어릴 적 추억을 찾아 참여했다는 어르신들까지 참여 동기도 다양하다. 하지만 최종 참여 목적은 ‘건강’이다. (사)강원산림치유복지연구회가 2021년부터 3년째 ‘춘천시 도시숲 산림치유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고, 올해부터는 산림치유를 전문으로 하는 ‘퀘렌시아’가 실버 세대를 위한 특화 프로그램을 추가로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강원대 스포츠과학부 강성훈 교수와 공동 연구로 개발한 ‘치매예방·관리 숲 헬스 트레이닝 산림치유’ 프로그램은 지난해 5월부터 강원대 생명윤리위원회의 연구승인을 얻어 11월까지 연구 참여자를 모집하고 프로그램을 구성해 진행한 결과물이다.
“왜 산으로 가야 하죠? 운동이라면 실내가 기온의 영향도 적고 편한데 굳이?”
처음 강원대 스포츠과학부에 연구를 제안했을 때 운동생리학 전공 교수의 반응은 직설적이었다. 이 질문에 산림치유 전문가들은 어떻게 답할 것인가? “그 ‘굳이’의 과학적 근거를 함께 찾자는 겁니다. 치유산업이 급성장하지만, 숲이라야 하는 당위성의 학술적 규명과 근거를 찾으려는 것이 연구의 목적입니다.”
산소포화도가 높다는 뻔한 장점에 더해 숲이 주는 심리적 이완 효과의 탁월성이 근력 강화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해보자고 했다. 그저 산이니까 ‘산이라서 좋겠지’라는 막연함을 넘어 객관적 근거를 찾아보자고 했다. 그렇게 시작된 연구는 성공적이었다. 참여자들의 반응은 뜨거웠고 후기는 감동이었다.
“자식보다 좋은 프로그램”이라느니 “사람들을 만나 이야기할 수 있어 좋다”느니 “전문가가 지도해주니 집에서 따라 하기 좋다”느니 다양한 소감이 쏟아졌다. 운동과 산림치유를 함께 진행하기 때문에 운동도 되고 마음도 편하니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다. 스포츠센터는 돈도 부담이지만, 젊은 사람들이 많아 나이가 지긋한 사람들은 꺼리기 마련이다.
지난해 수혜자들의 필요와 욕구를 확인하고 감동의 결과 보고를 마쳤다. 2년 차 프로그램 고도화에 들어 각오가 남다르다. 숲에 친숙한 실버세대를 위해 숲으로 끌고 온 운동과 명상을 더 많은 사람들이 누릴 수 있도록 알리는 것이 과제다. 초고령사회의 지속가능성 위기는 사회보장체계의 재정적·기능적 지속가능성과 비례할 것이다.
초고령화 사회를 앞서가는 일본을 시작으로 해외시장을 내다보려고 한다. 꿈도 야무지다고? 야무지게 꿈꾸고 성실하게 이루어 보겠다. 기억해달라는, 잊지 않겠다는 맹세의 계절 4월이 유난히 특별함을 더한다. 잔인한 4월이라 해도 과거가 되어가는 4월의 중턱에서 오늘의 4월을 우리는 치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