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 넓히기

 이솝우화는 고대 그리스의 노예였던 이솝(아이소포스)이 지은 이야기입니다. 짧지만 많은 생각을 할 수 있게 만드는 이야기들이지요.

 이솝우화는 그냥 읽어도 물론 흥미로운 이야기지만, 조금 더 재미를 더하기 위해 두 가지 이야기를 준비해 보았습니다. 하나는 이솝이 지은 이야기이고, 다른 하나는 조금 변형된 이야기지요. 이제 여러분이 선택하세요. 진짜 이솝의 이야기는 무엇일까요? 왜 그렇게 생각했나요? 어떤 이야기가 더 마음에 드나요?

수리와 까마귀

 옛날에 아주 게으른 까마귀 한 마리가 살고 있었습니다. 다른 까마귀들이 먹을거리를 찾아 부지런히 움직일 때도 어떻게 하면 쉽게 배를 채울까만 고민했어요. 열심히 일하는 것은 너무 귀찮았거든요.

 그러던 어느 날, 까마귀는 엄청나게 커다란 수리 한 마리가 하늘 위를 맴도는 것을 발견했지요. 수리는 쏜살같이 땅으로 내려오더니 새끼 양 한 마리를 낚아채서는 사라져 버렸어요. 근처에 양을 지키는 양치기가 있었지만, 수리가 워낙 재빨리 낚아채는 바람에 손쓸 도리가 없었지요. 그 광경을 본 까마귀는 생각했어요.

 “이럴 수가, 새끼 양 한 마리를 통째로 가져가다니 만약 내게 저만큼의 음식이 있다면 몇 날 며칠 동안 배불리 먹고도 남을 거야. 나도 한번 도전해 보면 어떨까? 수리만큼은 아니지만 내게도 커다란 날개가 있거든? 잘하면 새끼 양 한 마리쯤은 들 수 있을지도 몰라.”

 하지만 한편으로는 새끼 양이 너무 무거워 보이기도 했지요.

 “한 번도 저렇게 무거운 것은 들고 날아본 적이 없는데…. 게다가 양치기까지 옆에 있으니 어쩌면 위험할지도 몰라. 어떻게 할까?”

까마귀는 어떤 결정을 내렸을까요? 여러분이 한번 이야기를 선택해 보세요.

 

이야기1. 포기한다.

 까마귀는 욕심은 많이 났지만 결국 단념하고 말았어요. 자신은 수리처럼 힘이 세지 않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거든요. 그래서 아쉬운 표정으로 이렇게 중얼거렸어요. “아무리 남의 떡이 커 보이더라도 분수에 맞게 살아야 하는 법이지. 새끼 양을 통째로 가져갈 수 있는 수리가 부럽긴 하지만, 괜한 흉내를 냈다가는 어떤 봉변을 당할지 몰라. 수리에게 먹고 남긴 찌꺼기라도 달라고 부탁해야겠군.”

 

이야기2. 수리를 따라서 양을 낚아챈다.

 까마귀는 어찌어찌하다 보면 새끼 양 정도는 들 수 있을 것 같았지요. 그래서 수리의 흉내를 내며 하늘 위로 솟구쳐오르고는, 혼자 떨어져 있는 새끼 양을 향해 날아갔어요. 그리고 양의 목덜미에 발톱이 닿는 순간, 있는 힘껏 날개를 퍼덕였지요. 하지만 새끼 양은 꼼짝도 하지 않았어요. 새끼 양을 들어 올리기에 까마귀의 날개는 너무 작았던 것이에요.

푸드덕거리는 소리에 근처에 있던 양치기는 막대기를 들고 달려왔어요. 까마귀는 괜한 짓을 했다고 후회하면서 도망가려고 했지요. 그런데 아뿔싸! 곱슬곱슬한 양털에 까마귀의 발톱이 그만 꽁꽁 묶여버리고 말았던 거예요. 꼼짝달싹하지 못하게 된 까마귀는 결국 양치기에게 잡히고 말았지요.

양치기는 어이가 없다는 표정으로 까마귀를 바라보며 “까마귀가 수리의 흉내를 내다니 제 분수를 모르는 바보 같은 녀석이군”하고는 구워 먹기 위해 집으로 가져갔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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