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모임 ‘춘사톡톡’ 최고령 회원 이원상(85) 씨

“여행은 이야기이다. 하나는 여행 중 끊임없이 상상 속에서 떠올리는 이야기이고, 다른 하나는 여행이 끝난 다음인 나중에 친구들에게 들려주는 이야기이다. 여기에 길을 가면서 일기를 쓰게 되면 그만큼 더 생생한 이야기가 된다.”

책모임 ‘춘사톡톡’의 최고령자 회원인 이원상 어르신이 오래전 다비드 르 브르통의 《걷기예찬》을 읽고 갖게 된 생각이라고 한다. 춘사톡톡은 2018년 4월 한동일의 《라틴어 수업》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약 60여 권을 함께 읽으며 삶과 사회와 역사에 대해 생각을 나누어왔다. 20~30여 명의 회원 중 특히 80대 어르신 세 명은 춘사톡톡의 자랑이다. 세 분 중에서도 1938년 춘천 출신으로 올해 만 85세인 이원상 어르신은 춘사톡톡의 초창기 회원으로 가입해 지금까지 꾸준히 참여해 모임의 큰 버팀목이 되고 있다.

어르신은 25박 26일 동안 아내와 전국을 종주한 이야기를 담은 《내려가는 길은 아름답다》와 산티아고 순례길 이야기를 담은 《느림과 침묵의 길 산티아고》라는 책을 저술한 작가이기도 하다. 노부부가 우리 땅 1천300리를 걸은 이야기 《내려가는 길은 아름답다》는 전남 해남에서 춘천까지의 여정을 하루도 빠짐없이 기록한 국토 종주기이다. ‘늙은 젊은이’를 꿈꾸는 어르신의 이야기는 감동 그 자체다.

로마의 철학자 키케로의 《노년에 관하여》와 《우정에 관하여》를 가장 의미 있는 책으로 기억한다는 어르신은 이 책이 ‘늙은이의 지혜’와 ‘삶의 지혜’를 담은 책이라 더 마음에 담아 두고 있다고 한다. 춘사톡톡 5주년을 맞이하기까지 함께했던 어르신의 소감이 궁금했다. “앞으로도 회원들끼리 화합하고 서로를 배려하며 지금처럼만 하면 되지요”라는 평범한 말투에도 불구하고 음성에 묻어있는 진한 애정까지 숨길 수는 없었다.

5년 전 어느 봄날 시민언론 《춘천사람들》을 인연으로 소담히 꾸려진 책모임 ‘춘사톡톡(讀talk)은 지난달 29일 약사동 카페 ‘설지’에서 5주년을 기념하는 조촐한 행사를 열었다. 5년 동안 책모임을 이어오면서 문학여행이나 작가와 함께했던 북 토크 등 그동안의 활동을 담은 사진전과 회원들이 소장한 책 기부를 통한 책 나눔, 그리고 최근 함께 읽은 책 《결:거에 대하여》의 저자인 홍세화 작가 초청강연회 등 나름 다채로운 행사를 준비했다.

현재 ‘장발장은행장’이라는 독특한 명함의 소유자인 홍 작가는 《나는 빠리의 택시 운전사》로 더 유명하다. 장발장은행은 벌금형을 받고 돈이 없어 대신 노역을 해야 하는 사람들을 돕는 단체다. 대한성공회 춘천교회 예배당에서 열린 초청강연회는 국악인 소지영의 판소리 <사철가>와 <사랑가> 공연으로 시작되어 2시간 동안 진행되었다. 이날 행사에는 전각작가 원용석 씨의 붓글씨 재능기부로 참가자들에게 좋은 글귀를 써 주어 의미 있는 선물을 나누는 시간이 되기도 했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저작권자 © 《춘천사람들》 - 춘천시민의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