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고랜드 코리아, “코로나19 감안하면 비교적 선방” 자평
7천억 혈세투입 및 100년 무상임대 불구 초라한 성적

레고랜드 코리아가 개장 1년 동안 누적 방문객 수 100만 명을 넘겼다고 발표한 가운데, 방문객 수가 최초 예상치의 절반 수준이며, 100만 명이라는 숫자도 부정확한 수치가 아니냐는 등의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10일 레고랜드 코리아는 누적 방문객 수 100만 명을 넘겼다는 내용이 포함된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레고랜드 코리아는 지난해 어린이날 개장 이후 약 1년 만에 방문객 수 100만 명을 돌파했는데 이는 “전산화된 QR 혹은 바코드로 입장 시스템을 운영하여 입장객 수를 정확하게 파악”한 결과라고 강조했다. 또 “코로나19로 어린이 가족들이 상대적으로 활동이 위축될 수밖에 없었던 상황을 감안하면 비교적 선방했다”고 자평했다.

지난해 어린이날 개장 시의 레고랜드. 레고랜드 코리아가 개장 후 1년 만에 누적 관광객 100만 명을 돌파했다고 밝혔지만, 이에 대한 실망과 의구심을 나타내는 목소리도 터지고 있다. 사진 제공=레고랜드 코리아

또 레고랜드 코리아 측은 지역사회의 요구에 부응해, 개별 파크의 방문객 수를 발표하지 않는다는 글로벌 본사의 규정을 벗어나 세계 최초로 방문객 공개했다는 점을 강조하며 앞으로도 100만 단위로 방문객이 누적될 때마다 공개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보도자료에 의하면 레고랜드의 연간이용권 소비자 중에는 춘천·강원지역 외의 지역 거주자 비율이 60%에 달하며, 지난해 약 5천 명의 외국인과 약 3만여 명의 학생 단체관람객을 유치했다고 한다.

이순규 레고랜드 사장은 “지난해 코로나 시국에 개장해 어려움이 있었고 많은 임직원들이 고생했는데, 실제 운영 기간으로는 약 9개월만인 1주년 시점에 100만 명이나 되는 고객들이 방문해 주셔서 의미 있게 생각한다”면서 “이미 성공한 글로벌 레고랜드들도 처음엔 어렵게 시작했다. 첫술에 배부를 수는 없었지만, 앞으로 장기적인 관점에서 지속적으로 성장한다면 지역사회의 기대에도 부응할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하지만 레고랜드 코리아 측의 이번 발표에 대해 실망과 아쉬움을 나타내는 목소리도 터져 나오고 있다. 정의당 춘천시위원회는 같은 날 성명서를 통해 “100만 명 단위로 방문객 수를 공개한다는 것은 7천억 원의 혈세 투입과 100년 무상 임대의 파격적인 특혜를 외면”한 불성실한 공개라고 비판했다. 또 100만 명이라는 숫자도 올해 1월까지 춘천시가 발표한 67만2천572명과 많은 차이가 있어 “3월 24일 재개장 후 5월 9일까지 방문객 수가 포함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무려 30만 명 이상 차이가 발생한 두 기관의 자료 중 과연 어느 쪽 자료를 믿어야 할지 혼란”스럽다고 지적했다. 또 “개장 초기 비싼 이용료와 주차비 논란, 식당 등 편의시설 부족 등 운영 준비 부족으로 개장 특수를 최대화하지 못한 내부적 요인”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고 “모든 원인을 문화재 발굴로 인한 개발 규모 축소 및 코로나19 등 외부 요인으로 돌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강원평화연구소 나철성 소장도 입장문을 통해 “레고랜드 방문객 수를 예산 투입 대비 경제 효과를 비교해 보면, ‘산천어축제’나 ‘춘천 삼악산 케이블카’ 사업은 물론이고 2022년 개장 1년 만에 입장객 100만 명을 돌파한 ‘철원 한탄강 주상절리길’ 사업 등에도 한참 미치지 못함이 확인됐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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