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이방인들을 위한 커뮤니티 모임 <춘뿌리 봄소풍 : 봄 날에 만나 봄>에서 포즈를 취하는 두 사람. 김진영(왼쪽)·황시내(오른쪽)

개인적으로 기억에 남는 지역의 청년 이슈가 있다면?

황시내 그, 나무 심기요! 시청에서 했던 새내기 공무원을 대상으로 했던 나무 심기 행사가 젊은이들 사이에선 엄청 이슈였거든요. 무엇보다 그분들의 얘기를 직접 들어보고 싶었어요. 정말 새내기 공무원들의 의견을 반영해서 이슈가 도출된 건지. 기사화된 후 기분이 어땠는지 등이요.

김진영 제 지인도 누가 악의적으로 편집한 거 아니냐며 믿지 못하겠다는 반응이더라고요. 그런데 정작 우리 지역 청년들은 조용하더라고요. 제가 기억하는 가장 큰 이슈는 ‘춘천시청년청’이 없어진 거였어요. 강원도 유일의 청년 당사자조직이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컸던 것 같아요. 한계도 있었지만, 성과도 분명히 있었다고 생각하거든요. 특히 춘천시의 ‘청년근로자 복리후생 지원금 사업’은 청년들의 숙의 과정을 거쳐 제안된 정책이거든요. 지금 잘 시행되고 있는 걸 보면서, 청년청이 사라지면 이러한 정책도 같이 사라질까 봐 걱정했어요. 자발적으로 모여들었던 청년들 간의 연결고리가 끊어진 건 굉장히 아쉬운 일이죠.

청년들이 정책에 참여할 수 있는 다른 대안이 있을까요? 예를 들면 공모전 같은 거요.

황시내 정책 공모전에 관심 있는 청년이 과연 얼마나 될까요? 정책에 대해 제가 늘 생각하는 건 진입장벽의 차이예요. 청년 거버넌스의 진짜 역할은 멋진 정책, 훌륭한 정책을 내는 것에 있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비슷한 또래 청년들이 뭘 고민하는지, 뭘 바꾸고 싶은지 궁금해서 함께하게 되는 거죠. 저 역시 그랬으니까요. 청년청의 역할은 청년들이 모일 수 있는 구심점 그 자체에 있었던 것 같아요. 모이고 토론하고 배우는 숙의 과정을 통해 정책 제안 그 이상의 경험을 청년들에게 선사한다고 생각해요.

시의회에선 예산삭감의 이유로 청년들의 목소리 전달이 충분치 않았다는 걸 들었어요. 사실 춘천의 모든 청년을 아우르는 것에 부족했다는 의견들도 있고요. 

황시내 사각지대 없이 모든 청년에게 정책참여의 기회를 주는 건 3~4년 안에 해결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고 봐요. 청년들끼리 먼저 모이도록 유도하고, 공감대를 형성한 다음 확장해 나간다면 계층 간 소통도 분명히 이루어졌을 거라고 봐요. 몇 년이 됐든 청년들끼리 모이는 시간을 더 가지면서 숙성할 수 있는 시간이 필요한 거죠. 계속 열려 있고, 들어가고, 품어주는 과정들이 점점 이어질 수 있는 타이밍이었는데, 그 순간 딱 와르르~. 아쉽죠.

김진영 저는 청년청 사업에 참여하면서 춘천에 살아야겠다고 결심한 경우예요. 다양한 사람들과 만나 더 즐겁게 살고 싶다는 생각을 했고요. 지난해 2대 명예청년청장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참여 청년의 범위에 대해 많은 고민이 들더라고요. 낮에 활동하기 어려운 일반 직장인이나 육아를 하는 육아 맘과 육아대디까지 다 포용할 수 있는 프로그램들이 많이 생겼으면 좋겠다는 의견이 많았어요. 하지만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청년들은 대부분 학생과 직장인들이에요. 육아하는 분들은 적고요. 청년을 위한 사업이나 프로그램은 그 대상을 더 세분화할 필요가 분명히 있어 보여요. 

‘춘천시청년청’이 추진했던 여러사업들이 사라졌는데요. 그 정책 공백은 채워지고 있나요?

김진영 아직은 눈에 띄게 보이는 건 없는 것 같아요. 예산삭감을 주도했던 한 의원은 수행기관이 없어질 뿐이지, 하던 사업들은 없어지지 않을 거라고 말했거든요. 그냥 하는 말이었는지 궁금하네요.

황시내 청년 관련 정책사업을 이어가려면 팀이나 부서가 있어야 할 텐데, 계속해서 지켜보는 것도 앞으로 우리가 해야 할 일 같아요. 

이밖에 관심이 가는 지역의 청년 이슈를 이야기한다면?

김진영 사실 일자리에 대한 청년들의 관심이 지대하죠. 춘천은 직업군이 다양하지 않은 게 사실이잖아요. 그렇지만 일자리 문제는 개인이 해결할 수 없는 영역의 문제라서 일 얘기만 나오면 굉장히 무기력해지는 것 같아요.

황시내 맞아요. 그래서인지 몰라도 춘천은 창업에 굉장히 관대한 편인 것 같아요. 창업을 지원해주는 것은 정말 감사하지만, 이후 창업기업들이 시장에 던져졌을 때는 좀 무심한 것 같아요. 자영업 청년들 먹고사는 문제는 다 똑같거든요. 정책에서 소외된 사각지대의 청년들. 영업사원·자영업자·기술노동자·이직준비자 등 진짜 우리 주변에 있는 다양한 청년들을 위한 정책이 필요한 것 같아요.

청년시민기자를 하게 된 이유는?

황시내 평소에도 글을 꾸준히 쓰고 싶었어요. 기사를 작성하면서 보다 폭넓은 글쓰기가 가능하겠다 싶었죠. 《춘천사람들》은 우리 이웃들의 이야기를 꼼꼼하고 성실하게 들어준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이미지가 컸어요.

김진영 특별한 계기는 없어요. 그냥 춘천과 청년이라는 단어만 있으면 다 해요. 시민기자 활동을 통해서 제가 미처 발견하지 못한 춘천 청년의 이야기를 더 많이 듣고 싶어요. 전에 인터뷰어로 활동하면서 청년들을 정말 많이 만났는데, 시민기자 활동을 통해 이슈에 대한 팩트체크나 공론화하기에 불편했던 것들을 건드리는 등 시야를 확대해보고 싶어요.

어떤 기사를 쓰고 싶은가요?

황시내 이슈를 이슈로만 소비하지 않고 그 이면에 있는 당사자들의 이야기를 깊게 들어보고 싶어요. 또 청년과 관련된 현상에 대해 분석하고 싶고요. 그리고 청년들이 진짜 관심 가지고 볼 만한 기사를 써볼 예정입니다. 《춘천사람들》이라는 신문을 청년들도 많이 봤으면 하는 바람이에요. ‘춘천사람들’ 조합원 중 청년 비율이 적다고 들었거든요. 

김진영 저는 우리 지역의 청년 정치인들을 만나보고 싶어요. 그들이 춘천 청년들과 원활하게 소통할 수 있도록 그들의 철학과 목표 등 많은 이야기를 전달하고 싶어요. 그리고 실제 춘천시 일자리 현실을 다뤄보고 싶고요. 예를 들면, 실제 근무 환경부터 임금 수준은 얼마인지까지도요. 통계로 나타난 평균이 아닌, 진짜 주변 청년이 처한 현실 그 자체요.

황시내 제가 첫 아이템으로 떠올렸던 건 바로 청년 공무원들의 이야기였어요. 많은 이들이 가장 안정적이라 생각하고 지나칠 수 있는 직업이기도 하잖아요. 그리고 중간지원조직에 종사하고 있는 청년들을 특히 조명해보고 싶어요. 역설적이게도 청년들을 포함해 춘천시민을 위해 사업을 운영하면서 정작 자기 자신은 돌보지 못하는 청년들이 꽤 많거든요. 청년을 위해 청년이 희생하는 느낌이죠. 눈치 없이 휘젓는 청년의 입이 되어볼까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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