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지역 대학생 5·18 광주 순례기
춘천지역 대학생 5·18 광주 순례기
  • 윤민재(강원대 사회학과 2)
  • 승인 2023.05.23 11: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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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하고도 위대한 민중의 항쟁으로 지켜낸 민주주의

안녕하세요. 저는 강원대학교 사회학과에 재학 중인 윤민재입니다. 저는 지난 12일 전국 대학생 차원에서 진행하는 광주 기행을 춘천시 대학생 연합 근현대사 역사동아리 ‘날갯짓’ 회원들과 함께 다녀왔습니다. 우선 저희 기행 활동 내용을 지역 주간신문 《춘천사람들》을 통해 알릴 기회를 주어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대학생 날갯짓에 대해 간단히 소개하겠습니다. 대학생 ‘날갯짓’은 ‘내 대학 생활이 역사가 된다면?’이라는 구호 아래 춘천지역의 여러 대학의 학생들이 모여 근현대사를 공부하고, 기행하고, 역사 정의를 위한 대학생의 역할을 고민하는 동아리입니다. 또한, 일본군 ‘위안부’ 문제해결을 위한 춘천지역 고등학생 자발적 결사체 고등학생 ‘날갯짓’을 멘토링 하고 있습니다. 

춘천지역 대학생들로 구성된 근현대사 역사동아리 날갯짓 회원들이 5·18민주광장 등 광주 일대 민주주의 운동 현장을 순례했다.

광주를 직접 가보기에 앞서, 저희는 세 차례의 사전 세미나를 진행했습니다. ‘영화로 보는 5·18’, ‘키위쌤과 보는 5·18’, ‘열사로 보는 5·18’이라는 주제로 직접 5·18을 공부하고 설명해보기도 하고, 역사 선생님을 초청해 5·18이 갖는 의미와 현재, 대학생의 역할까지 고민해 볼 수 있었습니다. 또한 4명의 친구들이 5·18 해설단에 자원해 사적지와 열사분들에 대해 미리 공부하고 사전답사를 다녀오기도 하였습니다. 회비로만 1박 2일을 다녀오기에 빠듯한 대학생들을 위해 지역의 선배, 어른들께서 많은 후원과 응원을 보내주셨습니다.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광주에 도착하여 우리는 제일 먼저 전일빌딩 245에 방문했습니다. 해설사분의 안내에 따라 조형물부터 실제 총탄의 흔적, 영상자료 등을 보았습니다. 헬기 사격을 통해 신군부의 폭력성과 무자비함을 볼 수 있었습니다. 또한 진실을 은폐하려는 시도들과 그를 막기 위한 민중들의 노력까지, 많은 것을 새로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5·18민주광장에서 상무관과 분수대, 시계탑, 금남로, 최후의 항쟁지였던 옛 전남도청까지 살펴보았습니다. 사진으로 자주 봤던 곳에 직접 가보니 우리가 역사 속 장소에 와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어 감회가 새로웠습니다. 

다음 날, 저희는 국립5·18민주묘지 묘역으로 향했습니다. 첫 번째 희생자셨던 김경철 열사, 끝까지 도청을 지키셨던 윤상원 열사, 당당한 목소리로 광주 시민들에게 가두방송을 하셨던 전옥주 열사 등 많은 열사분들을 만나 뵙고 그들의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평범한 시민들까지 무차별적으로 공격했던 것을 보고 신군부의 총칼은 시위 진압을 위한 것이 아니라 광주 시민 전체를 대상으로 했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학생으로서, 시민으로서 내 가족과 친구를 지키기 위해 목숨을 걸고 나섰던 열사분들을 보고 평범하고도 위대한 민중들이 항쟁의 중심에 서 계셨다는 것을 배웠습니다. 

그리고 민족 민주열사 묘역으로 이동해 87년 6월 항쟁에 참여하셨던 이한열 열사, 민중총궐기 당시 경찰의 물대포 직사에 의해 돌아가신 백남기 열사, 특수고용 노동자들의 노동삼권에 대해 외쳤던 박종태 열사 등 대한민국의 민주화와 평화를 위해 5월 정신을 이어가셨던 열사분들을 만나 뵈었습니다. 5·18민중항쟁은 과거에 끝난 역사가 아니라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는 역사라는 것을 깨달았고 우리 대학생들은 어떻게 5월 정신을 이어 민주주의와 평화를 실현할 수 있을지 고민해볼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열사분들을 만나 뵙고 5·18을 기억하기 위해 전국에서 모인 5·18 전국 대학생 순례단 친구들과 함께 합동 참배를 드렸습니다. 

그리고 열사분들이 실제로 활동하셨고 5·18을 공간으로 기억하고 있는 전남대학교로 향했습니다. 5·18의 제1 사적지이자 대학생들이 신군부에 맞서 항쟁을 시작한 전남대학교 정문부터 박관현 언덕, 윤상원 숲, 김남주 뜰, 교육지표 마당, 벽화마당, 5·18광장, 박승희 정원 등 수많은 역사적 가치가 있는 장소들을 돌아보았습니다. 학교 내에서 학생들의 항쟁을 기억하려는 모습이 곳곳에 보였습니다. 부러우면서도 우리는 어떤 방식으로 함께 기억할 수 있을지 생각해 볼 수 있는 곳이었습니다. 그리고 전남대학교 정문 옆 공터에서 열리는 5·18민중항쟁 43주년 청년학생 문화제 “오월의 청춘, 역사를 지키다”에 참가하여 전국에서 모인 대학생들과 함께 문화제를 진행하였습니다. 1980년 5월의 진실을 알았고 현재까지 이어지는 민주주의를 퇴보시키려는 시도들을 막기 위해 5월 정신을 이어 싸우고 계시는 현시대의 민중들의 삶을 보았습니다. 그리고 전국에 수많은 대학생들이 우리와 함께 이 땅의 민주주의와 역사를 고민하고 있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이번 광주 기행을 통해 저희는 열사의 시선에서 열사가 바랐던 세상을 보았습니다. 내 가족과 친구들이 안전한 세상, 시민이 주인이 되어 당당히 설 수 있는 세상,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된 세상을 보았습니다. 윤상원 열사가 “이 새벽을 넘기면 기필코 아침이 옵니다”라고 하셨습니다. 다른 시계와 다르게 민주주의와 평화의 시계는 시간이 흐른다고 아침이 오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가 주인으로서 대한민국의 민주주의와 평화를 위해 애를 써 시곗바늘을 돌려야만 아침이 옵니다. 열사가 바랐던, 그리고 우리가 바라는 세상을 위해 대학생 날갯짓은 함께하는 마음의 소중함을 알고 더 많은 사람들과 더 넓은 마음으로 오월 정신을 이어가겠습니다. 

 저희 대학생들이 광주에서 오월 광주를 직접 느끼고 돌아올 수 있도록 많은 응원 보내주신 선배님들의 마음에 감사드립니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저희를 깊이 응원해주시는 마음에 힘을 내어 무사히 다녀올 수 있었습니다. 다시 한번 감사의 말씀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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