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상의 나래를 펼치는 아이들의 반짝반짝한 눈동자를 보면 너무 행복해요.” 어린이들에게 책을 통해 새로운 세상과 아름다움을 선물하는 특별한 할머니가 있다. 7년 차 이야기할머니, 김옥란 씨이다. 따뜻한 미소와 함께 책을 너무나 사랑한다고 말하는 그녀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보았다.
책을 언제부터 가까이하셨는지, ‘이야기할머니’는 어떻게 시작하게 되셨는지 궁금합니다.
우연히 도서관에 갔다가 동화 읽는 어른 포스터를 보고 작가 초청 강연을 듣게 되었어요. 처음 강연을 듣던 순간이 아직도 잊혀지지 않아요. 캄캄하던 눈이 밝아지던 느낌이었죠. 그렇게 동화모임에서 매주 책 공부가 끝나면 집으로 내가 읽을 책, 그리고 손주에게 읽어줄 책을 한 아름 안고 상큼하게 걸어가요. 내 딸에게 책을 많이 읽어주지 못한 아쉬움이 남아서, 손주만큼은 책의 즐거움을 알게 해주고 싶었어요. 그렇게 어린이집과 유치원을 찾아가 책을 읽어주는 활동을 하는 ‘이야기할머니’도 시작하게 되었어요.
어떨 때 가장 보람을 느끼시는지, 그리고 해보고 싶은 활동이 있으신지 말씀해주세요.
손주가 “역시 할머니가 소개해주는 책은 너무 재밌다”라고 말할 때가 아무래도 가장 신나죠.
또 어린이집에 가면 “할머니~”하고 안겨요. 아이들에게 이야기를 해주려고 간 건데, 오히려 내가 위안을 받고 돌아올 때도 많죠.
책을 통해 만나는 사람들은 시기나 질투가 없어요. 고민과 마음을 나눌 때도 책을 보면 답이 있고, 길이 있더라고요. 그렇게 함께 책을 보다 보니까 시도 한번 배워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도서관에서 진행하는 ‘인생시모작’에서 공부하고 있어요. 글귀 하나하나가 너무 예쁘고 입이 떡 벌어지는 표현들도 많아요. 예쁜 단어 하나를 찾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도 재밌고요. 목요일 아침, 시를 공부하는 2시간은 오로지 나만을 위한 시간이에요. 잘 배워서 시집을 한번 내보고 싶은 마음도 있어요.
마지막으로 좋아하는 책을 소개해주실 수 있을까요?
두 권이 있는데, 한 권은 《세상에서 가장 힘센 수탉》이라는 책이에요. IMF 때 처음 이 책을 접했는데, 책에 나오는 암탉처럼 지혜로운 엄마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어요. 나중에 딸에게 소개해주며 읽어보니 또 좋았죠. 또 다른 하나는 최근에 읽은 《순례주택》인데, 순례씨 같이 부조금을 많이 내고 싶어요. (하하) 어떻게 버느냐보다 어떻게 쓰느냐가 더 중요한 거잖아요. 주변 사람들이 난관에 부딪혔을 때 긍정적인 힘과 지지의 손길을 전해주는 것도 멋있고요. 원래는 지혜롭고 따뜻한 암탉 같은 엄마로 살고 싶었는데, 앞으로는 사람들에게 힘과 용기를 전하는 순례 씨처럼 살아가고 싶어요.
김옥란 씨는 책의 힘으로 어린 마음을 아름답게 피어나게 하는 이야기 할머니로서, 많은 아이들에게 반짝이는 희망과 순수한 꿈을 가슴으로 품는 경험을 선물하고 있다. 이 경험으로 아이들은 책을 늘 곁에 두는 생활 태도를 갖게 되고, 책을 통해 사람이 연결될 수 있다는 것 역시 깨달을 것이다. 앞으로도 계속될 이야기 할머니의 열정과 사랑을 응원한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