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 하중도에서 제거한 어린 가시박.
춘천 하중도에서 제거한 어린 가시박.

 

가시박의 원산지는 미국으로 박과 식물의 한해살이풀이다. 환경부에서 2009년 6월 1일 가시박을 생태계교란종으로 지정했다. 4대강을 중심으로 서식지를 넓혀 수도권까지 진출해 강변을 점령했다. 식물 전체에 잔뜩 난 가시 때문에 제거하는 데에도 어려움이 많다. 엄청나게 넓게 펼쳐져서 자라는 데다가 다른 식물들을 죽이고 자기만 살 수 있는 땅으로 만들기 때문에 심각한 상황이다.

어떻게 왔나

1980년대 후반 오이와 호박에 접붙이기 위한 농업용(대목용)으로 ‘안동오이’라는 이름으로 외국에서 들여왔다는 설이 있다. 당시 안동농촌지도소장 이원형 씨가 농업용으로 개발해, ‘대산농촌문화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전국에서 1천여 명의 농민들이 안동을 방문해 채취했다고 한다. 지금도 함안 등지에서 수박 재배 시 사용 중이다. 추위에 강하고 빠르게 성장해 수박의 품질을 높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씨는 한 매체에서 가시박을 이용한 접붙이기를 개발한 것은 사실이지만 외국에서 들여온 것 아니라 안동에 이미 분포하고 있던 것을 이용했다고 진술했다.

현재까지 조사한 바에 의하면 미국에서 가시박은 주로 콩·옥수수밭에 피해를 입히는데, 미국산 콩·옥수수로 만든 사료에 섞여왔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나타난다. 실제로 과거 사료공장이 있던 주변에서 많이 발견되고 있다.

어떻게 자라나

5월 즈음 싹이 나온다. 싹이 튼 뒤 3~4일 후면 덩굴손을 뻗어 주변 식물과 경쟁하기 시작한다. 칡 등 다른 덩굴식물과 다른 점은 용수철 모양의 덩굴손에 있다. 용수철 모양의 덩굴손을 이용해 개체를 위쪽으로 끌어올려 손쉽게 주위 나무를 타고 올라간다. 속도도 엄청나다. <KBS 환경스페셜> 가시박 편에서는 덩굴손 주변에 손가락을 가져다 댔을 때 불과 1분 만에 손가락을 휘감는 장면이 공개됐다. 성장도 빠르다. 하루에 20cm까지 성장하고, 최대 12m까지 자란다.

개체당 4~500개 종자를 퍼뜨리는데 최대 60년간 땅속에 묻혀 있다가 발아하기도 한다. 한 번에 제거가 어려운 가장 큰 이유다. 땅속에 묻힌 종자는 홍수가 나면 토사에 쓸려 강 하류로 영역을 넓힌다. 동물 털에 붙어 옮겨지기도 한다.

어떤 피해를 주나

가장 큰 피해는 생물 다양성을 해친다는 점이다. 다른 식물을 타고 올라가 햇빛을 막기 때문에, 2~3년이면 주위가 초토화된다. 식물이 단일화되면 물론 곤충이나 동물도 차례로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지독한 가시로 인해 제거 시에도 불편을 끼친다. 작고 날카로운 가시는 살을 파고들어 참기 어려울 정도로 가려움증을 유발한다.

어떻게 제거하나

전문가들은 입을 모아 건강한 생태계에는 제아무리 가시박이라고 할지라도 비집고 들어오기가 어렵다고 말한다. 즉 가시박의 범람은 국내 생태환경이 건강하지 못하다는 방증인 셈이다. 따라서 거시적으로는 생물 다양성이 보장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단기적으로는 꾸준한 방제가 중요하다. 한두 번이 아니라 종자를 퍼뜨리기 전 꾸준히 제거해야 한다. 또 가시박을 이용한 천연제초제 등 자원화를 시도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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