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만 버스커, 스튜디오 츠츠 김용석

 

‘스튜디오 츠츠’의 SNS를 보면 김용석과 아들의 익살스럽고 어딘가 비범한 사진들이 눈에 들어온다. 부모와 자녀가 역동적이고 독특한 포즈로 같이 사진을 찍는 것은 아마 흔한 경험은 아닐 것이다.

사진작가로 활동하는 아들이 춘천 송암리 솔바우 마을에 쓰지 않던 교회 건물을 빌려 사진 스튜디오를 만들었다. 김용석은 그 일을 도우며 춘천을 자주 오가다 아예 춘천에 정착하게 됐다. 송암리 스튜디오의 계약이 끝난 후 원래 음악 연습실로 사용하려던 공간이 지금의 ‘츠츠’가 됐다. 송암리의 ‘상진 여행집’과 효자동의 ‘스튜디오 츠츠’를 통해 이미 500명이 넘는 춘천의 얼굴들을 뷰파인더에 담았다. 김용석은 이런 아들의 스튜디오 운영을 돕고, 최근엔 사진을 배워 지인들의 초상을 담기도 한다. 그렇게 대상과 사진기로 소통하며 대상의 시간을 일시 정지하는가 하면, 스스로의 시간을 가둬보기도 한다. 운영에 의견 차이가 있어 냉랭하다가도 카메라 앞에 선 순간만큼은 감정을 내려두고 프로가 된다. 

“사진 샘플이 필요했어요. 처음에는 싫은 마음도 있고, 계획도 구체적으로 없었어요. 막상 해보니 저희가 스스로 손님이 된 거고 결과물이 나오잖아요. 그러면서 이상하게 마음이 또 풀리더라고요. 이게 사진의 힘이란 것을 느낄 수 있었어요.”

김용석은 전자바이올린으로 버스킹을 하는 14년차 버스커이기도 하다. 그러나 코로나로 인해 공연들이 없어지면서, 다른 일들을 하게 됐다. 이대로는 음악인으로서의 정체성이 흐려질 것 같아 춘천에 와서 본모습을 되찾기 위한 휴식을 가졌는데 오히려 혼란스러운 시기였다고 한다.

“지나고 나서 보니 저만 겪는 일은 아니더라고요. 저처럼 오히려 아무 일도 하지 않을 때 흔들림을 겪는 사람이 있더라고요.”

최근에는 예술을 다시 하고 싶고, 내 모습을 찾고 싶은 마음으로 춘천문화재단의 ‘생각의 탄생’이나 ‘도시가살롱’등의 다양한 사업에도 참여하고 있다. 요즘은 곧 춘천을 떠날지도 모르는 아들에게 사진 촬영하는 법을 배우고 있다. 김용석이 앞으로 춘천에서 자유로운 예술가로서 보여줄 음악의 힘, 사진의 힘을 설레는 마음으로 기다려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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