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소양정터(구 달팽이집) 인근 암벽에서 춘천부사 영세불망비 2기가 새로 발견됐다. 1월 22일 춘천역사문화연구회(회장 정재억, 이하 ‘역문연’)는 옛 소양정터 인근에서 춘천지역에서 보고된 사례가 없는 춘천부사 마애 영세불망비(이하 마애비) 2기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이번에 발견된 마애비는 개석이라 불리는 가첨석(비석의 위를 덮는 모양)이 없이 비신(비석의 몸통)만 음각된 형태로 발견돼, 2011년에 인근에서 발견된 마애비와는 양식이 다르다.
이 마애비는 의암호 때문에 접근이 어려운 곳의 나무숲속에 숨겨져 있다가 한파로 의암호가 얼면서 접근이 가능해 발견된 것으로 보인다.
춘천에는 부사 이임 시 세워지는 선정비, 영세불망비, 공덕비 등의 비석이 많이 남아 있는데, 현재는 시내에 산재해 있던 비석들이 소양로 비석거리에 모아져 있다. 춘천부사 마애 선정비는 옛 춘천 땅인 화천군 사내면 용담리 곡운구곡 입구에서 1기가 발견된 사례가 있고, 춘천시내에서는 2011년 옛 소양정터 인근에서 2기의 마애비가 역문연에 의해 발견됐으나, 마애 영세불망비는 아직 발견된 사례가 없었다고 한다.
역문연은 강원한문고전연구소 권혁진 소장과 함께 현장을 확인하여 2기의 마애비가 1783년 7월~1783년 11월의 기간에 춘천부사로 재임한 부사 이시수(李時秀)와 1784년 9월~1786년 12월에 춘천부사를 역임한 김락수(金樂洙)의 영세불망비임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2011년에 2기의 마애비가 발견된 데 이어 이번에 2기의 마애비가 추가로 발견되면서 소양1교 인근 구 달팽이집 부근에 대한 보존문제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역문연은 인근 자전거 도로 개설공사와 관련해 구 달팽이집 철거 시 유적이 훼손되지 않도록 전문가 입회하에 진행할 것을 춘천시에 요구하겠다고 밝혔다.
오동철 시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