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에서
봄을 놓치면 아쉽다

선우미애


멈칫 웃는 소리가 들린다
봄이 온다기에
꽃신 신고 밖으로 나갔다

화려하게 찾아온
공지천의 꽃비에
봄물 들었다

단발머리 수줍던 소녀의 얼굴
아지랑이 그리움으로
꽃가지 흔든다

맑고 푸른 강물 위에
시름 잊은 구름이
따끈한 사랑 달고 누웠다

저 건너 서쪽으로
해 기우는 노을의 봄 강
나도 따라 놀빛으로 스며들었다

춘천의 봄은
누구나
길거리의 주인공이 될 수 있게 한다







유기택 (시인)

시를 쓰고 있는 시인의 마음을 알겠다.
그것으로 족하다.

어디쯤이었을까?
겨울을 탕진한 사람들이 길 위로 나서
한군데로 몰려들어 춘천이 된다.
춘천은 어디로든 흐르고야 마는 땅.
춘천에 당도하면, 죽음에 이르게 하는
세월의 독조차도 삶으로 환치해버리는
생명의 사람들.
춘천에선 문만 열고 나가면 어디든
봄이 지천이다.
신화 같은 춘천의 봄날은.
봄물이 들었다.
춘천에서는 봄을 놓치지 마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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