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앙은 흔하지 않은 텃새라 천연기념물 제237호로 지정돼 보호 받는 새다. 우리나라 전역에서 산림이 울창한 산간계류나 저수지, 연못, 호수, 강, 하천에 서식한다. 옛날 중국에서 원앙의 깃털과 색깔이 워낙 다른 탓에 서로 다른 종인 줄 알고 수컷을 원(鴛), 암컷을 앙(鴦)이라 불렀는데, 생태학적으로 한 쌍임을 알게 돼 원앙으로 합쳐 불리게 됐다.

원앙은 한 쌍이 다정하게 백년해로 하는 새로 인식돼 예로부터 부부싸움을 모르는 사이좋은 부부를 원앙에 비유해 왔다. 한 쌍 중에서 한 마리가 죽으면 자기 짝을 잊지 못해 끝내 자신도 죽음을 택하는 것으로 회자되고 있다.

 

그러나 원앙의 생태를 보면, 여러 마리의 수컷이 암컷 주위에 몰려들어 암컷에게 잘 보이려고 머리에 있는 관 모양의 깃을 펼친다든지 엉덩이 부분에 있는 노란색의 은행 깃을 수직으로 세워 구애에 열중한다. 원앙은 화려한 깃털을 건강의 척도로 인식해 아름답고 화려한 수컷 한 마리를 선택하는데, 해마다 자기 짝을 바꾸는 생태적 습성을 보인다. ‘Changing partner’다. 따라서 혼례식에서 주례가 ‘두 사람은 원앙 같은 부부가 되세요’라고 한다면 그 말은 수사학적으로는 맞겠으나, 생태학적으로는 일 년마다 이혼하고 새 사람을 만나라는 뜻이 되므로 요즘엔 이런 주례사를 하지 않는다.

원앙은 물가 숲 속의 활엽수 자연 나무구멍, 인공새집, 돌 틈 등에 각종 새털 등으로 둥지를 만들어 4~6월에 7~12개의 엷은 황갈색 알을 낳는데, 포란기간은 28~30일이다. 부화된 어린새끼는 3~8m 정도의 높은 나무 위의 구멍에서 땅 아래로 뛰어내려도 상처가 나거나 폐사되는 것이 단 한 마리도 없다. 어미도 전혀 도와주지 않고 둥지에서 뛰어내리라고 유도하는 소리만 낼 뿐이다. 어미는 뛰어내린 새끼들을 물가로 유도해 먹이활동과 천적을 피하는 방법, 먹이채집 방법 등을 가르친다.

 

조성원 (강원생태환경연구소장)

 

저작권자 © 《춘천사람들》 - 춘천시민의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