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여름 이름조차 알 수 없는 많은 곤충을 목격하지만 정확한 이름을 알고 있는 사람은 그fl 많지 않다. 지금도 그렇지만 예전 쌀 할 톨 구하기 힘든 시기에는 곤충이라는 단어조차 생소한 시절이 있었다.

요즘에는 초등학교 교과 과정에 곤충에 대한 자료가 있어 공부를 하고 있지만 예전에는 곤충이 아닌 버러지라고 표현을 했던 시절이 있었다.
버러지라고 하면 세쌍의 다리를 갖고 있는 곤충을 포함하여 다리 숫자가 이십여 개가 넘는 노래기 종류의 다지강의 생물들 그리고 환형동물인 지렁이와 또한 곤충이다 곤충이 아니다라며 논란을 벌이는 거미를 포함한 몸체가 작고 조금은 흉물스러운 동물을 통칭하여 벌레라고 불렀는데 이렇듯 벌레는 우리 인간에게 피해만 주는 아주 못된 생물체로 인식을 하고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무당벌레

우리가 쉽게 접할 수 있는 맛있는 벌꿀을 제공하는 벌 중에는 양봉꿀벌과 재래꿀벌이 있는데 이 꿀벌은 아주 오래 전부터 인간에 의해 사육되어 오고 있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지만 꿀벌이 아닌 말벌종류는 어떻게 겨울을 나는 것일까 ?

여러 종류의 벌은 성충으로 겨울을 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앞서 얘기했듯이 양봉꿀벌이나 자래꿀벌의 경우에는 무리를 지어 인위적으로 만들어 놓은 벌통에서 월동을 하지만 재래꿀벌의 경우에는 인위적인 벌통이 아닌 자연 속에서 커다란 나무둥지 속이나 바위의 굴속에서 월동을 하는 경우도 있다.
그렇다면 우리에게 위협적인 말벌은 어떻게 겨울을 보낼까 ?

많은 종류의 말벌류는 가을이 되면 짝짓기를 끝내고 수컷은 생을 마감하지만 짝짓기를 끝낸 암컷은 죽은 나무둥지의 썩은 부위를 파고 들어가 월동을 하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나무둥지 뿐만 아니라 쓰러진 나무와 낙엽이 겹쳐지는 부분 등 추위를 조금이라도 막을 수 있는 곳을 찾아 월동에 들어간다. 늦가을이 되어 가을걷이가 끝나갈 즈음에 농촌의 민가에는 수없이 많은 불청객이 찾아 드는데 그것은 됫박벌레라고도 불리던 무당벌레와 노린재 무리 중 깜보라노린재라고 하는 무리가 아닐 수 없다.
그렇다면 이 녀석들은 무리를 지어 민가의 벽 틈이나 심지어 전등 케이스에 들어가 미관을 크게 해치는 경우를 볼 수 있는데 대다수 곤충의 특성 중에는 작은 몸집으로 조그마한 틈 속을 비집고 활동할 수 있게 변형이 되었는데 인간이 상상할 수 없는 장소에서 월동을 한다.
그렇다면 곤충은 무엇 때문에 무리를 지어 월동을 하는 것일까 ?

이것은 몇 가지 설이 있는데 무리를 지어 월동지를 찾는 것은 겨우내 기온 변화가 크지 않고 안전하게 지낼 수 있는 곳이어야 하며 봄이 되면 주위의 많은 무리 중에서 짝을 쉽게 찾을 수 있다는 이점이 있고 또한 월동 후 쉽게 먹이를 구할 수 있는 곳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한여름 우리 주변에서 쉽게 발견되는 노린재의 경우 대부분 몸에 냄새샘을 갖고 있어 악취를 내는데 우리나라에는 33과에 속하는 300여종이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부분이 식물의 즙액을 빨아 먹고 식물에 바이러스병등 해로운 병을 옮기는 농작물의 주요 해충이 많지만 한편으로는 해충을 잡아먹는 포식성 종류도 있어 자연천적으로의 역할을 하는 종류도 있다.

이러한 노린재류도 성충으로 겨울을 나는데 주로 겨울철 기온변화가 심하지 않은 음지쪽의 낙엽속이라든지 썩은 나무 둥지 속에서 겨울을 나게 된다.
이렇게 여러 곤충이 성충으로 겨울을 나는 과정에서는 에너지 사용을 최소화하여 기나긴 겨울을 보내게 된다.

허필욱 (강원곤충생태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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