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감이나 몸살감기에 걸리면 열이 나게 마련이다. 이럴 때 해열을 하는 두 가지 유형을 볼 수 있다.
대체로 연령이 높은 층은 뜨거운 구들장 위에서 이불을 덮고 땀을 쭉 뺀다. 반대로 어린아이들에게는 옷을 벗기거나 그것도 모자라 찬물로 닦아 아이들이 오들오들 떠는 것을 볼 수 있다.

같은 현상을 두고 완전히 반대로 대처하고 있다. 어느 것이 바른 방법이고, 어느 것이 잘못된 방법일까? 정답은 어르신들처럼 이불 속에 들어가 땀을 흠뻑 내는 것이다. 이 방법에는 지극히 물리과학적인 법칙이 내포돼 있다.

열전도율의 특성

같은 부피의 크기를 가진 고깃덩어리와 쇳덩어리가 불판 위에 있다고 하자. 어느 것이 먼저 뜨거워질까? 또한 뜨겁게 달구어진 두 덩어리를 불판 밑으로 내려놓았을 경우 어느 것이 먼저 빨리 식을까? 고깃덩어리보다 쇳덩어리가 먼저 뜨거워지고 먼저 식는다. 단백질 덩어리보다 금속이 열전달이 빠르기 때문이다. 왜 따뜻하게 해야 하나? 따뜻하게 하면 피부가 이완되고 땀구멍이 열려 내부와 외부를 연결하는 통로가 만들어진다. 그래서 내부의 뜨거운 열이 외부로 자연스럽게 전달된다. 여기서 ‘땀’이 난다. 중요한 해열의 조건요소가 바로 ‘땀’이다. 땀을 내면 옷을 벗는 경우보다 무려 14배 이상 해열효과가 있다.

기화열

내부의 따뜻한 기운이 차가운 외부와 만날 때 수증기가 맺힌다. 인체에서는 바로 ‘땀’이 된다. 열의 외부 전도로 1차로 해열이 되고, 이 때 생기는 ‘땀’이 대기 중으로 기화되면서 피부의 뜨거운 열을 빼앗아 도망가게 된다. 2차 해열이 되는 것이다. 시상하부의 온도가 37℃를 넘게 되면, 체온을 떨어뜨리기 위해 혈관이 확장돼 땀이 흐르는 체온 하강기능이 작동한다.

혈관이 확장돼 땀이 흘러야 하는데, 얼음찜질을 하게 되면 오히려 혈관이 수축되고 열전달이 되지 않는다. 그러면 내부의 열은 속으로 더 깊이 숨어 더욱 끓어올라 오히려 열 쇼크 혹은 폐렴이 일어날 수도 있다.

열이 날 때 자주 쓰는 해열제가 있다. 유명한 아스피린이다. 아스피린의 약리 작용은 ‘발한해열’이다. 발한은 땀을 내는 것인데 그로 말미암아 해열이 되는 것이다. 일단 열이 날 때는 해열제를 쓴다. 그리고 뜨뜻하게 해서 땀이 잘 나게 구들장에 들어가고 필수적으로 이마에는 차가운 수건을 올려둔다.
미지근한 물을 많이 마시게 해 소변으로 속 열이 씻겨 내려가게 한다. 소아는 5일 정도, 어른은 3일 정도 목욕을 하지 말아야 한다. 이렇게 한다면 열이 재발하는 경우는 거의 없을 것이다.

이준희 시민기자(하나한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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