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4일, 명동에서 길거리 여론조사 실시…
레고랜드 사업 중단 의견 다수


지난 24일 낮 1시 40분경부터 오후 5시까지 3시간 정도 진행된 이날 길거리 여론조사와 인터뷰에는 10대부터 60대까지 각계각층의 시민 460여 명이 참여했다.

먼저, 올 한 해 시민경제의 체감온도를 알아보기 위한 항목 ‘당신의 살림살이 나아지셨나요?’ 에 대한 질문에는 총 452명이 참여했는데, ▲나아졌다 44명 ▲그대로다 161명 ▲힘들다 247명이 응답함으로써 절반에 가까운 사람들이 살림이 어렵다고 답한 것으로 집계됐다.

인터뷰 결과 중장년층과 노년층에서는 경기가 침체돼 있는 것 자체에 대해 심각하게 인식하고 있었으며, 2·30대는 일자리가 없다는 점에서 힘겹게 느끼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시민들이 생각하는 춘천시의 도시 정체성을 알아보고, 이에 대한 행정의 방향성을 찾고자 물어본 ‘춘천은 어떤 도시인가?’에 대해서는 총 351명의 응답자 중 ▲관광도시 207명 ▲문화도시 74명 ▲모르겠다 70명 순으로 답했다. 설문조사와 인터뷰를 통해 알 수 있는 점은 대부분의 춘천시민이 춘천을 ‘관광도시’로 인식하고 있었으며, 이유로는 닭갈비나 막국수로 상징되는 먹거리 관광을 꼽았다. 중장년층이 춘천을 관광도시로 인정하고 앞으로도 돈을 벌 수 있을 것 같아 ‘관광도시’를 꼽았다는 데 반해, 젊은 층들은 춘천을 ‘문화도시’라 생각하거나 희망하는 의견이 많았다.

다만, 문화행사가 많이 열리는 데 비해 홍보가 부족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뒤따랐다. 장학리에 사는 40대 남성은 “어떤 도시인지 모르겠다. 시민을 위해 개발하는 것은 아닌 것 같다”는 부정적 의견도 내놓았다.

마지막으로, 2015년 강원도와 춘천시의 최대 현안으로 떠오른 레고랜드 사업에 대한 시민들의 의견을 파악하기 위해 선정한 ‘레고랜드, 개발비리와 유적파괴에도 계속되어야 할까?’에 대한 질문에는 총 362명이 응답 한 가운데 ▲계속돼야 한다 120명 ▲아니다 181 ▲모르겠다 61명으로 답했다. 레고랜드와 관련된 질문에 관해서는 대부분 여러 가지 측면으로 고민하는 시민들이 많았다. 레고랜드 사업이 ‘중단되어야 한다’와 ‘모르겠다’는 답변이 2/3를 넘는 가운데, ‘사업을 계속해야 한다’는 시민들은 비리문제와 유적파괴는 안되지만 그래도 개발을 하면 지역경기가 살아나고 일자리가 늘지 않을까 하는 막연한 기대심리를 가지고 있었다.

‘모르겠다’는 의견을 낸 시민들은 대체로 심각한 문제들이 드러나고 있어 판단을 유보하겠다는 답변이 많았다. 인터뷰 결과 이번 여론조사에 응한 시민들이 최근 레고랜드 관련 비리 문제에 대해서는 언론 보도를 통해 알고 있지만, 사업 추진과정 등에서 드러난 절차상의 문제들은 자세히 모르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57세의 주부는 “비리 얘기가 끊이질 않았는데, 쉬쉬하다 또 걸렸다. 발전을 위해 개발을 하는 게 아니라 지들끼리 해먹으려 하는 것 아니냐”며 격앙된 목소리를 내놓기도 했다.

여러 명의 시민이 비리문제 때문이라도 중단됐으면 좋겠다는 목소리를 냈다. 41세 근화동에 사는 주부 역시 “딱히 살고 있는 사람에게 혜택이 없고 나아지는 게 없는데 중단돼야 한다”고 단호히 말하며 “시민에게 잘 될 게 뭐가 있기는 한 거냐”고 따져 묻기도 했다.

이번 여론조사에 참여한 시민들은 레고랜드 사업이 비리로 얼룩지고 문화유적이 파괴되는 것에는 대체로 반대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2016년에는 춘천시가 시민의 이러한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함께 살기 좋은 춘천을 만들어가는 노력을 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춘천사람들>은 다가오는 2016년에는 춘천이 시민들의 바람대로 시민들이 살기 좋은 도시가 될 수 있도록 지역 현안과 시민의 삶에 돋보기를 들이대고, 대안을 찾기 위해 시민과 함께 하는 자리를 지속적으로 마련할 계획이다.

 

김은하 기자

 

저작권자 © 《춘천사람들》 - 춘천시민의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