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캠프페이지 땅, 오롯이 시민의 공간이길!

2013년 6월 8일은 62년 만에 춘천시민에게 캠프페이지가 전면 개방된 날이다.

춘천시는 59만㎡에 달하는 옛 캠프페이지를 시민 휴식과 관광 기능을 갖춘 공원으로 조성한다는 계획 하에 공원조성사업 설계용역을 맡긴 상태다. 2020년께 조성을 완료할 계획이라 하는데, 큰 그림이 잘 나올지 우려스러운 게 사실이다.

춘천은 어딜 가나 문화재가 묻혀있다. 옛 캠프페이지 땅 역시 지난 2009년부터 2013년까지 이뤄진 시굴조사에서 구석기시대를 시작으로 조선시대까지 유구 21구와 유물 127점이 나왔다. 때문에 신중하고 진지한 접근이 필요하다. 지난 2011년 퇴역 미군의 폭로로 알려진 고엽제 매립 및 살포 의혹 등의 환경문제를 완전히 해소하는 것 역시 선행돼야 할 부분이다.

캠프페이지 담이 철거된 후 최근에 새로운 담장이 생겨 주민들의 시야가 다시 한 번 가려지게 됐다. 드라마 세트장도 좋고 관광도 좋지만, 시민들을 먼저 생각하면 어땠을까 아쉬운 대목이다. 최근 시는 내년 옛 캠프페이지 물탱크 시설을 활용해 물놀이 시설 겸 전망대를 만든다고 밝혔다. 테마파크 수준의 물놀이장을 만들어 시민들이 이용하게 하는 게 나쁠 리는 없지만, 어물쩍 옛 캠프페이지 땅을 조각내 쓰다 주저앉을까 걱정이다. 옛 캠프페이지 땅은 춘천의 얼굴이자 상징이 될 수 있는 곳이다. 춘천시가 일방통행이 아닌, 느리더라도 시민과 함께 100년 후를 기약할 최고의 공간으로 만들기를 기대한다.

글 김은하 기자/ 사진 김남덕 시민기자

 

저작권자 © 《춘천사람들》 - 춘천시민의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