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맹자의 제자가 스승께 이렇게 물었다.

스승님, 선비는 무엇을 합니까?

그러자 맹자는 제자에게 이렇게 대답했다.

尙志니라.
(맹자 진심편 상 33장)

상지(尙志)는 인(仁)과 의(義)에 뜻을 두고 실천하며 살아야한다는 뜻인데, 나의 모교 상지여고는 1967년에 개교했다. 내가 졸업할 당시는 성화여자상업고등학교였는데, 이후 2001년에 교명을 변경하고 지금에 이르렀다. 아무튼 교훈이 성실·협력·봉사임은 변함이 없는 우리들 배움의 뿌리였다. 어제 후배들이 준비한 40회 상지예술제에서 나는 동문으로서 무대에 서서 노래를 불렀다. 후배들이 별처럼 반짝반짝 빛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이병기 시, 이수인 곡의 “별”과 오페라 아리아 한 곡을 노래했다. 후배들이 선생님들과 동아리, 친구들과 꾸민 여러 무대는 정말 감동적이었다. 어쩜 그렇게 재능도 많고 끼도 많은지. 입
이 귀에 걸려 내려올 줄 몰랐다.

내가 고등학교를 졸업한 지 34년이 흘렀으니 내가 다닐 때도 상지예술제가 열렸다는 말인데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어제 객석에 앉아 친구들과 선생님의 무대를 향해 아낌없는 박수와 뜨거운 환호를 보내던 풋풋한 여고생들의 발랄하고도 힘찬 에너지를 보니 새로운 힘이 팍팍 생긴다. 세월이 흘러도 여전히 부족하지만 인(仁)과 의(義)에 뜻을 두고 상지(尙志)하는 사람이 되어야겠다는 다짐을 다시 해본다. 오늘은 24세의 나이로 일본 이사키와현 가나자와시 미쓰코지야마 서북 골짜기에서 총살형으로 거룩한 생을 마감한 윤봉길 의사 83주기가 되는 날이다. 윤봉길 의사께 하얀 국화 한 송이 마음으로 올리며 조용한 하루를 보내야겠다.(2015. 12. 19.)

민성숙 (한백록장군기념사업회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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