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사는 정 느낄 수 있는 전통시장은 도시의 꽃”
56년째 춘천시민의 발 감싸 온 ‘중앙신발백화점’


“시장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먹을거리가 중요한데, 여기는 오히려 시간이 흐를수록 먹을거리가 점차 사라지고 없어졌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시아버지가 하시던 일을 자연스레 이어받아 올해로 56년째 중앙시장을 지키고 있다는 ‘중앙신발백화점’ 한명자(77)씨의 말이다. 그녀에게 중앙시장은 고향이자 삶의 터전이다. 하지만 과거 시장에서만 느낄 수 있었던 구수한 향기와 사람들의 따뜻한 정이 오갔던 시끌벅적한 모습과 달리 최근 사람들 발길이 뚝 끊긴 조용한 시장풍경은 영 어색하기만 하다.

“예전에는 ‘도시의 꽃’이 시장이었지만, 현재는 그 꽃이 시들어가고 있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56년 동안 시장을 지키면서 시장의 성쇠를 함께 하고 있는 산 증인으로서 시장에 대한 애정이 누구보다 남다른 그녀는 과거처럼 많은 손님들이 중앙시장을 찾을 수 있도록 다각도로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장 주변에 주차시설이 좁아 손님들이 찾아오기가 어려우니 공원보다는 주차장을 늘려야 한다”거나 “어르신들도 마찬가지지만 특히 젊은 손님들이 시장을 많이 찾아올 수 있도록 다양한 품목과 먹을거리 등이 활발해야 한다”는 등 다양한 의견을 쏟아냈다.

하지만 56년 동안 이곳에서 일 해온 덕에 그녀가 아직도 일하고 있는지 확인하러 오는 손님을 만날 때나 외국에서 몇 십 년을 살다가 시장의 추억을 그리며 손님들을 볼 때면 이런 근심도 언
제 그랬냐는 듯 자취를 감춘단다.

이것이 바로 전통시장에서만 느낄 수 있는 ‘정’이 아닌가 싶다는 한명자 씨. 그녀의 말처럼 전통시장을 통해 도심 속에 항상 전통의 정이 흘러넘치길 기대해 본다.

박현준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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