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의 반을 시장에서 보냈다”
노점으로 34년, 제일광장 23호 대륙상회


“나는요. 먹고 살기 위해서 이 장사를 시작했어요. 인생의 반을 여기(시장)에서 다 보냈다면 말 다한 거죠. 가장으로서 책임감을 다하고 싶었어요.”

1982년도부터 34년째 ‘대륙상회’를 운영 중인 상인 남창우(78)씨. 시골에서 농사만 짓다가 생계유지가 힘들어 도시로 나와 장사를 시작하게 됐다는 그는 가장으로서 책임감을 다해야겠다는 생각으로 오늘도 이 자리를 지키고 있다 한다. 그런 세월이 어언 반평생.

계절에 맞춰 지금은 겨울철 필수품인 장갑과 목도리가 진열돼 있는 상점은 건물 속 공간이 아니라 노점이다. 이 때문에 요즘은 추위가 가장 견디기 힘들지만 장사가 잘 돼서 수입이 좋을 때는 잊고 지낸단다.

그러나 대형마트로 인해 드리워진 어두운 그림자는 그에게 아주 큰 걱정거리다. 인생의 절반을 바쳐 부지런히 장사를 해왔지만 대형마트 때문에 이런 부지런함도 점점 더 무색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전통시장을 살려야 하는 이유에 대해 “대형마트와 달리 전통시장은 손님과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곳이고, 시장 사람들의 인심과 인정이 넘치는 곳이자 서민들이 살 수 있는 터전”이기 때문이라고 말하는 남씨. 춘천시의 시장 살리기 노력에 대해 한 가지 훈수를 보탰다. “서울이나 속초의 전통시장들을 보면 주로 먹을거리가 많아요. 여기는 먹을거리가 없어요. 이 부분에 대해 노력을 더 해야 할 것 같아요.”

권소연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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