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락 사라락~
중앙시장에 새 바람을!
청년골목을 꿈꾸는 생활한복
<사라락>의 한진영(31) 씨


“전통시장으로 오고 싶은 꿈이 있었다.”

춘천중앙시장 <사라락>의 주인장 한진영(31) 씨는 패션디자인을 전공한 젊은 디자이너이지만, 생활한복으로 전통시장을 활성화시키는데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기를 고민하는 청년 창업가다.

“중앙시장에는 오랜 세월 전통한복을 만들어온 분들이 많다. 그래서 생활한복만을 만드는 게 좋겠다고 생각했다.” 주로 ‘한복체험·대여 공간’으로 쓰고 있는 점포 <사라락>은 오랫동안 허물어져 방치됐던 곳을 혼자 힘으로 3개월 간 공사해서 준비한 공간이다.
한복사랑이 남다른 한씨는 자신이 만든 생활한복을 매일 입고 다닌다. 심지어 외국 여행을 다닐 때도 입고 다닐 정도다. 인터뷰 당일 입은 체크 두루마기도 그저 외투로 보일 만큼 몸에 한복태가 뱄다. 톡톡 튀는 모습과 달리 한복과 전통시장에 대해 이야기할 때 전통에 대한 소신이 확고했다. 여행을 좋아하는 한씨는 국내든 외국이든 어딜 가도 전통시장을 꼭 방문한다고 했다. “일본만 봐도 젊은이가 기모노를 많이 입고 다닌다. 우리도 한복 한 벌씩은 갖고 있었으면 좋겠고, 특별한 날이라도 입고 다니면 좋겠다”고 말했다.

중앙시장에 둥지를 튼 지는 얼마 안 됐지만 주변에 창업하려는 친구들을 직접 시장으로 데리고 와 빈 점포를 알아봐 줄 만큼 각별한 애정을 갖고 있다. 중앙시장이 좋아 일일이 가게를 방문하며 빈 점포를 물색했는데, 처음엔 ‘궁금한이층집’이나 ‘달무리’를 보며 2층에 둥지를 마련하고 싶었지만, 지금은 중앙시장의 뒷골목에도 충분히 매력을 느끼고 있다.

그 동안 벌어놓은 것을 다 까먹었지만 지금까지는 투자라 생각하며 중앙시장에 들어 온 것을 후회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앞으로 <사라락> 점포는 본격적인 한복체험과 대여공간으로 만들고, 수익은 지난 4일 오픈한 온라인 쇼핑몰 판매를 통해 낼 예정이다. 한씨는 중앙시장 내 한복수선 하는 분들과 연계해 온라인 쇼핑몰에 올릴 생활한복을 제작할 계획이다. 디자인부터 쇼핑몰 운영까지 직접 다 해야 하기 때문에 준비할 게 많다는 한씨지만 벌써 시장 내에 또 다른 점포도 내고 싶다는 욕심을 비췄다. 작업실을 꾸미거나, 호떡 같은 먹을거리를 판매하고 싶다는 것.

한씨는 “춘천도 전주처럼 한복을 입고 다니는 곳이 되면 좋겠다”며 상가 사람들이 격려의 말을 해줄 때 감사하고 보람을 느낀다고 했다. 또 “나로 인해 사람들이 몇 명이라도 더 오게 하겠다는 마음으로 일하고 있다”며 시장 활성화에 보탬이 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덧붙였다.

“주변에 들어오고 싶어 하는 친구는 많다. 청년들이 많이 오면 시끌시끌해지면서 재미있어질 것 같다”는 한씨는 “청년골목이 있었으면 좋겠다. 내가 그 골목의 시발점이 됐으면 좋겠다”고 당차게 말했다.

김은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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