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님과 친구처럼 말장난할 때
왠지 뿌듯해요”
커피 한잔으로 사람들의 쉼터 되길 희망하는 ‘cafe-ten’

시장은 장사를 하는 곳이다. 장사는 이익을 추구하는 행위다. 그래서 자칫 시장의 거래 행위는 사람들 사이의 감정을 상하게 할 가능성이 많다. 그러나 한 가게를 몇 십년간 유지한 점포들로 차 있는 전통시장에서는 몇 십 년 한 자리를 지키는 사람을 찾을 수 없는 대형마트와 달리 ‘단골’이라는 사람 사이의 인연이 있어 사정이 다르다. 내일도 모레도 손님이 다시 찾게 하기 위해서는 한번 보고 다시 안 볼 사이처럼 굴어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전통시장을 이야기할 때 ‘사람의 정’이 있는 곳이라는 이야기를 하게 되는 이유다.

전통시장 이미지와는 왠지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cafe-ten(카페-텐)’은 발상의 전환을 통해 시장의 정서를 가장 잘 실현하고 있어 전통시장의 한 명소가 되었다.

“말 그대로 카페는 커피 한 잔을 마시며 여유를 즐기는 쉼터 같은 곳이잖아요. 모든 사람들에 힘이 들 때 쉬어갈 수 있는 그런 쉼터로 남았으면 좋겠어요.”

중앙시장에서 아버지가 정육점을 하던 자리를 이어받아 ‘cafe-ten’을 운영하고 있는 남궁 일동(32) 씨의 소박한 바람 한마디다.가격도 저렴하고 맛도 좋은 탓도 있겠지만 바로 이런 정신 덕에 카페를 운영한지 9개월여 만에 다양한 연령층의 단골 손님이 생겼다. “저희 가게에 단골손님 중 제일 나이가 많으신 분이 오세요. 짐작으로 80대로 보이는 할머니가 가게에 오시는데 커피 이름을 잘 모르니까 ‘블랙커피 좀 줘’ 하시면서 먹고 쉬다가 가시더라고요. 계단을 못 올라가시니까 항상 이 자리에 앉아 있다 가세요.” “여기 초등학생도 많이 와요. 어린 친구들은 커피를 못 마시니까 과일주스를 많이 마셔요.”라고 했다.

“주로 단골인 손님들과 친근하게 대화하고 친구처럼 말장난할 때 이럴 때 왠지 뿌듯하더라고요.” 라는 남궁 씨는 재작년 이맘때 건설업(인테리어)에 종사하고 있었지만 어릴 때부터 장사에 관심이 있어 노후 된 건물을 새롭게 인테리어 해서 카페를 시작하게 됐다 한다. 카페보다는 요식업(요리)을 하고 싶었지만 장소가 협소해서 음료만 판매하고 있다면서도 꽤나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권소연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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