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는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종 Ι급이며 천연기념물 제323-7호인 귀중한 새다. 매의 옛 이름은 쥰·슌·쓩·해동청·숑골매·송골매 등인데 참매와 더불어 사냥을 잘하기로 유명하다. 우리나라 매는 해동청이라 하여 중국·몽골·일본에서도 대단한 명품으로 대접 받았다.

예부터 ‘매는 굶어도 벼 이삭은 쪼지 않는다’는 말이 있다. 정의로운 사람은 아무리 어려워도 부정한 돈을 받지 않으며, 빈곤하더라도 자신의 의지를 굽히지 않는다는 뜻이다.

 

매 사냥은 고조선시대 북방의 숙신족으로부터 들어온 풍습인데, 고려시대와 조선시대에는 각각 응방(鷹坊)과 내응방(內鷹坊)이라는 매사냥 전담관청을 두었을 정도로 성행했다.


매가 태어나 둥지를 떠난 뒤 반 년 이상 자라 스스로 먹이를 포획할 수 있을 무렵에 길들인 매를 ‘보라매’라 하는데, 약간 붉은빛을 띠는 것을 ‘적보래’, 약간 흰빛을 띠는 것을 ‘열보래’라 불렀다. 또 산에서 스스로 자란 매를 ‘산지니’, 집에서 길들인 것을 ‘수지니’라 했는데, 꿩 사냥에는 주로 ‘수지니’ 띄웠다.

<오주연문장전산고>라는 문헌에 따르면, 지금의 해주와 백령도에 매가 많았는데, 이곳의 장산곶매는 전국에서 제일로 쳤다. 조선시대에는 양반들이 뛰어난 말(馬)을 가지고 위세를 부렸지만, 제1은 매, 제2가 말, 제3이 첩(一應, 二馬, 三妾)이었을 정도로 매의 위상이 높았다.

매(낙상매)는 참매와 더불어 사냥을 잘 하기로 유명한데, 특히 우리나라 한반도와 만주의 매가 사냥을 제일 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어미 매는 새끼에게 먹이를 먹일 때 높은 하늘에 떠서 공중에서 먹이를 떨어뜨려 먹이는데, 어미는 둥지에 바로 먹이를 떨어드리는 법이 거의 없다. 공중에서 떨어지는 먹이를 차지하기 위해 형제간 치열한 먹이경쟁을 하다 절벽에서 떨어져 다리가 부러지는 새끼들이 있는데 이로 인해 다친 매를 낙상매라 부른다. 새끼 때 낙상을 한 매는 그 결함이나 열등감으로 인해 별나게 사납고 억센 매가 된다. 이런 매를 임금님의 매사냥을 위해 응방을 두고 길렀는데 매의 발목에 금테를 매달아 다른 매와 구별했다. 여기에 매 주인의 주소를 적어 놓은 것이 시치미다. 꿩 사냥을 하다가 잃어버린 매를 다른 사람이 잡아 발목에 매달아둔 시치미를 떼어버리고 자기 것으로 삼는 데서 “시치미를 떼다”라는 말이 생겼다.

 

 

조성원 (강원자연환경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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