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고랜드보다 남이섬 모델이 더 경쟁력 있어

레고랜드 사업이 지지부진한 가운데
최근 레고랜드 사업과 관련한 고위 공직자 비리문제가 불거지고
정치자금 문제로까지 비화되면서 어떤 식으로든 레고랜드 사업에 대한
전면 재검토가 불가피하다는 주장이 거세다.
<춘천사람들> 연속 기획보도 제9회는 레고랜드 대체사업은 불가능한 것인지,
대체사업이 있다면 어떤 효과가 있을지를 심층적으로 취재했다.
 
 레고랜드 문제에 대해 그동안 <춘천사람들>이 기획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비리문제뿐 아니라 사업 전반에 걸쳐 문제가 많은 것을 알 수 있다. 강원도와 LL개발이 주장하는 예상 관광객이 부풀려졌으며, 경제적 기대효과나 일자리 창출 효과도 근거가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대해 강원도 레고랜드 추진단 관계자 면담을 통해 사실 확인을 요청했으나, 관계자들은 추진단에 합류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자세한 내막을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동안 발표된 입장객수, 경제적 효과, 일자리 창출 수치에 대한 근거가 정확하다고 할 수는 없다는 답변을 한 바 있다.

<춘천사람들>이 8회에 걸쳐 기획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레고랜드 연간 입장객은 180만에 미치지 못하며 강원도민을 제외하면 160만명에 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춘천사람들> 제5호·제6호 기사 참조) 이밖에도 경제적 효과는 강원도 발표의 30% 수준인 1천600억원에 머물 것으로 파악되며, 일자리 창출 효과는 절반도 안 되는 것으로 파악된다. 경제적 효과, 일자리 효과가 과장되었다는 의혹이 지속적으로 제기된 가운데 추진단 보도자료를 근거로 작성된 2015년 4월 24일자 모 언론에는 일자리 창출 1천600명으로 보도돼 레고랜드 효과가 과장되었음을 고백한 꼴이 됐다.

금품비리, 유적보존, 예산부족으로
사업 정상화 가능성 희박


금품비리 문제가 해결돼도 발굴유적 보존문제가 다시 제기될 가능성이 높아 레고랜드 사업 정상화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문화재청은 대규모 청동기 유적을 복토보존하고 지하굴착공사를 하지 않는 조건으로 레고랜드 사업을 조건부 승인한 바 있다. 문제는 2차 사업부지의 유적도 보존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 이 경우 테마파크를 제외한 2차 사업은 어려워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역사관련 단체와 고고학 전문가들에 따르면 2차 발굴지에서 발견된 대규모 원삼국시대 환호는 문화재청 전문위원들의 진단대로 춘천지역 유력 정치체의 중심읍락일 가능성이 높아 문화재청이 보존결정을 내릴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2차 사업을 통한 이익으로 레고랜드 테마파크를 조성해야 하는 LL개발은 부지 부족문제로 사업이 어려워진다는 주장이 나올 수밖에 없다.

엘엘개발 고위 관계자에 따르면, 현 상황에서도 예상보다 많은 자금이 투입돼 예산이 부족한데 보존지역이 더 늘어나면 강원도가 부지를 더 제공하기 전에는 사업추진이 어렵다고 말한다.

여기에 더해 교량진입도로와 문화재 발굴문제도 문화재청에서 거부하면 교량은 건설하지만 진입도로가 없는 기형적 교량이 될 가능성도 높다. 레고랜드 추진단 관계자는 문화재청이 두 차례 발굴신청을 거부했지만 장기적으로는 허가를 해주지 않겠느냐는 희망을 피력하고 있다. 그러나 이 부분은 시굴과정에서 청동기 유적이 밀집된 지역으로 밝혀져 문화재청도 쉽게 허가를 내주기 어려운 상황이다.

레고랜드 사업 전면 재검토해
자연친화형으로 개발해야


수천명의 회원을 보유한 춘천지역 10개 시민단체네트워크 관계자는 금품비리문제로 레고랜드가 지역주민을 위한 시설이 아니라 일부 업자들과 공직자들의 뇌물창구로 변질됐다며 사업의 전면 재검토를 촉구하고 나섰다. 이들 단체는 더 나아가 중도의 자연환경을 이용하는 시설로 전환할 것을 촉구하는 성명서 발표를 준비하고 있어 파장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춘천시 관광 홈페이지에는 춘천의 관광홍보로 ‘낭만 춘천’을 표방하고 있다. 시정구호도 ‘로맨틱 춘천’으로 바뀌었다. 결국 자연환경을 이용한 낭만 이미지가 춘천의 경쟁력이라는 전문가의 주장도 있다.

지난해 춘천시 방문 관광객은 1천160만명을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관광객 중 60% 이상이 남이섬과 강촌, 소양댐 등 자연환경이 우수한 지역을 방문했으며, 인공시설이 잘 된 도립 화목원, 애니메이션 박물관, 국립춘천박물관 등 41개 주요관광지에는 40%인 약 500만명밖에 방문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춘천시 지점별 관광객 통계 자료 참조) 이에 근거하면 춘천의 경쟁력은 놀이시설이 아니라 우수한 자연환경이라는 주장이 더 설득력 있다고 할 수 있다.
 
  중도 개발사업의 모델은 남이섬 

이에 따라 레고랜드 사업보다 더 매력적인 사업이 남이섬 모델이라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지난해 300만명의 입장객을 돌파한 남이섬의 관광자원은 자연환경이다.

남이섬은 놀이시설도 없고, 나무와 공방과 잔디밭, 창의적인 아이템이 가장 중요한 자산이다. 남이섬에 대해 설명한 아래 자료를 보면 중도가 추구해야 할 대안이 무엇인지 시사해 준다.

1966년 경춘관광개발주식회사를 설립, 종합휴양지로 조성하여 오던 중, 90년대 말 금융위기로 인한 불황을 극복하고자 2000년 4월 주식회사 남이섬으로 상호를 변경하여 관리해 오고 있다.
2001년부터 [문화예술 자연생태의 청정정원] 역할로서 재창업을 선언하고 경영정상화를 이루어 나가면서 환경과 문화예술 관련 콘텐츠에 집중 투자하기 시작하였다. 환경 분야에서는 환경운동연합 및 YMCA, YWCA 등의 시민환경단체와 함께 재활용운동, 환경감시, 환경순적 개발사업 등을 진행하고 있으며, 문화 분야에서는 유니세프, 유네스코 등의 국제기구 및 저변의 작가군과 더불어 순수미술에서 종합예술축제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에 지속적으로 후원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남이섬 설명자료「우리나라 구석구석」)


중도는 레고랜드 개발을 위한 주민 철수, 유원지 철거가 이루어지기 전까지 우리나라 최대의 캠핑장으로 알려져 왔다. 중도는 남이섬과 유사한 환경에 면적은 남이섬의 2.7배에 이르는 큰 규모로 남이섬보다 훨씬 경쟁력이 높다는 의견이다.(남이섬 46만㎡, 중도 약 115만㎡)
 
 
  
 중도가 가진 자연환경을 이용하고 우리나라 최대의 선사유적공원을 조성하는 것이 역사적 가치도 지키고
관광객 유입과 지역경제에 훨씬 효과적이라는 시민들의 주장을 강원도와 춘천시가 새겨들어야 한다.

오동철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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