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nners makth man (매너가 사람을 만든다)’ 전 세계를 강타한 영화 ‘킹스맨’의 명대사이다. 올해 초 이 영화는 우리나라에서 큰 인기를 얻으며 수많은 패러디로 재탄생했다. 필자는 이 인기가 영화 고유의 재미에 동방예의지국이라는 우리나라의 별명이 더해졌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요즘 우리 사회는 동방예의지국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타인을 배려하는 행동을 찾기 힘들다. 최근 신조어로 떠오른 ‘관크’, ‘맘충과 파파충’을 본다면 이를 단번에 확인할 수 있다.

관객 크리티컬(critical)을 나타내는 일명 관크는 공연을 관람할 때 다른 이의 몰입을 방해할 정도로 관람 예절이 부족한 사람을 뜻한다. SNS와 스마트폰이 발달하면서 피해가 더욱 심해졌다. 맘충과 파파충은 무개념 자식 사랑을 일삼는 일부 진상 부모를 의미한다. 이들의 영향으로 최근 젊은이들이 밀집된 곳에선 어린아이의 출입을 금지하는 노키즈 존(No Kids Zone)이 수도권 전역으로 확대되고 있다. 이로 인해 에티켓과 질서를 강조하는 부모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

우리는 선진국으로 도약하기 위해 성장과 무한경쟁을 강조해왔다. 따라서 구성원들의 공공성을 발전시킬 만한 계기나 시간이 충분치 못했다. 이를 증명하듯 한때 유행어처럼 쓰인 ‘손님은 왕이다’를 보면 알 수 있다. 이것은 서비스업종의 경영방침 중 하나로 진상 손님을 키우는데 한몫했으며 우리 사회의 ‘매너 실종 세태’에 큰 영향을 주었다. 치열한 경쟁사회에서 생존해야 한다는 불안감 때문에 우리는 협력보다 공격에 익숙하다. 먼저 인사하는 데 인색하고 감사와 사과를 하지 않으며 매너를 타인에게 보여주기 위한 가식적인 행동쯤으로 치부하는 경향마저 있다.

배려하는 자세가 무엇보다 필요한 시점이다. 그런데 타인을 배려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다른 사람의 처지에서 생각하면 된다. 또한 매너를 타인을 의식한 행동으로 생각하기보다 나 자신의 품격을 높일 수 있는 방안으로 여겨야 한다. 상대에게 감사하고 사과하는 것은 기본 중의 기본이다. 감사와 사과를 어려워하지 않고 간단히 표현하는 것만으로도 매력 있고 매너 있는 현대인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상대방이 사양했을 때 억지로 배려하거나 권유하는 태도는 주의해야 한다. 우리 모두 역지사지의 마음을 가진다면 동방예의지국의 타이틀을 다시 거머쥘 수 있을 것이다.

문세린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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