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와 춘천시는 그동안 줄기차게 레고랜드를 통해 200만명의 신규 관광객이 유입되므로 지역경제가 살아난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그러나 [춘천사람들] 제6호 기사에서 밝혔듯이 관광객 숫자는 예상보다 적고 이것마저도 휴일에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강원도와 춘천시는 그동안 줄기차게 레고랜드를 통해 200만명의 신규 관광객이 유입되므로 지역경제가 살아난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그러나 <춘천사람들> 제6호 기사에서 밝혔듯이 관광객 숫자는 예상보다 적고 이것마저도 휴일에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지역별 레고랜드 유입 수요예측(KDI공공투자관리센터 2014.2.) 자료에 따르면, 레고랜드 개장초기에는 연간 179만명 정도를 기대하고 있다. 30만 평방미터가 넘는 부지를 무상으로 임대해 주고 교량건설비 900억원, 진입도로 기반시설비 100억원 등 6천억 이상을 투자해서 기대하는 관광객 수가 179만명이라는 것이다. 여기에는 강원도민 관광객 16만명도 포함되어 있어 실제 수도권이나 다른 지역 관광객은 160만명에 불과하다.

관광객 이미 1천1백만명 돌파, 교통대책이 문제다

유입되는 관광객의 가치를 환산하려면 신규 관광객 유입이 얼마나 효과를 나타내는지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KDI공공투자관리센터와 춘천시청 관광통계에 따르면 춘천시 관광객은 2011년 약 865만명에서 2014년 약 1천160만명을 기록했다. 춘천시 관광객은 3년 연속 1천만명을 돌파했으며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표] 참조)

표] 최근10년간 춘천시 방문 관광객 통계

<춘천사람들> 제5호 기사 ‘춘천시 관광산업 시설문제가 아니다’ 기사의 내용대로 춘천시 관광산업은 시설보다는 교통문제가 더 크다. 통계자료에 따르면 레고랜드가 아니더라도 춘천시 관광객은 해마다 100만명씩 자연증가 하는 추세다. 춘천시 관광객이 증가하는 이유는 2009년 서울~양양 고속도로의 서울~춘천구간 개통과 2010년 고속전철 개통으로 접근성이 개선됐기 때문으로 보인다.


강원도와 춘천시의 주장대로 레고랜드를 통해 200만명의 관광객이 유입되고 여기에 자연증가 100만명을 더하면 연간 300만명의 관광객이 신규 유입된다. 게다가 춘천시가 추진하는 헬로 키티 테마파크, 의암호 로프웨이 등의 사업을 통해 기대하는 관광객 100만명 이상이 더해지면 연간 400만명의 관광객이 신규로 유입된다는 말이 된다.

관광객이 늘어난다고 무조건 지역경제에 도움이 되는 것은 아니다

이렇게 관광객이 늘어난다고 해도 지역경제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 그 사업의 성과는 크게 떨어질 것이고 오히려 역효과도 나타날 것이다. <춘천사람들> 제5호의 내용대로 레고랜드를 통한 지역경제 유발, 승수 효과는 연간 1천600억원에 그칠 것으로 추정된다. 문제는 시민들이 느끼는 체감지수다. 춘천시 중앙로 인근 상가주민들은 레고랜드를 통해 관광객이 늘어나도 지역경제에는 오히려 역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우려한다.
지역경제 유발효과는 건설, 부동산서비스업, 철강, 1차 금속 등에서 높은 효과가 나타난다는 연구결과를 고려하면 춘천은 주요산업이 닭갈비, 막국수 등 음식업과 의류, 신발 등의 소비재 중심이라 오히려 빨대효과가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는 주장에 수긍이 간다.
게다가 레고랜드가 건설되고 나면 2차로 진행될 중도 개발사업의 아울렛, 워터파크, 스파랜드, 에코빌리지, 호텔, 일반상업시설 등은 레고랜드의 효과가 중도 안에 국한될 것이라는 주장에 힘이 실린다. ([그림] 참조)
[그림] 레고랜드 테마파크 조감도(2013년) 자료: 춘천사람들 DB

고속도로 마비되면 오히려 역효과를 낳을 수도

춘천시의 관광객 증가에 따른 대책에는 대규모 관광객을 수용하려는 대책이 보이지 않는다. 춘천시가 추진하는 유입 관광객 대책은 소양로 관광호텔 신축, 송암동 특급호텔 신축 등 숙박관광객 수용대책뿐이다. 가장 중요한 교통문제가 빠져 있다는 것이다. 서울-춘천고속도로 주식회사에 따르면 서울~춘천 고속도로는 2010년 개통 초 2천651만대이던 연간 이용차량이 2014년 3천177만대를 기록하여 해마다 약 130만대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1일 이용기준 8만7천대로 계획대비 2배에 이르는 규모다. 여기에 레고랜드로 유입되는 1일 평균 8천대가 넘는 신규 유입과 춘천시 의암호 삼각벨트 사업에 따른 신규 유입이 더해지면 고속도로 통행차량은 평일에도 11만대가 훌쩍 넘을 것이라는 중론이다.

고속도로 이용차량 11만대는 가장 수요가 몰리는 휴가철 평일수준 교통량으로 이는 고속도로의 기능이 마비됨을 의미한다. 최근에도 이미 서울춘천고속도로는 주말이면 고속도로라고 할 수 없는 수준인 평균 시속 30km까지 떨어져 40분이면 갈 수 있는 거리가 3~4시간이나 걸리는 상황이다.

고속도로의 통행이 원활하지 못하면 가벼운 마음으로 춘천을 찾던 관광객들이 줄어들 수도 있다. 중앙로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A씨는 그동안 당일로 가볍게 다녀가는 수도권 주민들 덕에 장사에 보탬이 되었는데 대규모 사업으로 차가 막히면 이들이 찾아오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2013년 춘천시 주요 지점별 관광객 통계에 따르면 1천121만명의 관광객 중 대부분이 남이섬(270만명), 강촌(245만명), 소양댐(121만명) 등 3개 거점에 집중돼 있는데, 강촌을 제외하면 이들은 대부분이 자가용을 이용하는 관광객이다.

결국 고속도로의 기능이 마비되면 오던 관광객의 이탈도 발생할 수 있다.

강촌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B씨는 주말이면 강촌 톨게이트를 통해 유입되는 차량이 늘어나면서 강촌을 찾는 관광객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고 주장한다. 춘천의 관문인 강촌은 복선전철개통, 고속도로 개통 등 호재에도 불구하고 수년째 불황이라 지역주민들이 위기의식을 느끼고 있다. 강촌을 찾는 관광객들 대부분이 등산객 등 1일 방문객이고 전철 개통으로 수도권 접근성이 좋아져 지역경제에 별 효과가 나타나지 않는다고 어려움을 토로한다.

여기에 더해 레고랜드와 의암호 삼각벨트 등 시내권에 대규모 시설이 집중되고 교통문제가 야기되면 더욱 지역경제가 어려워질 수도 있음을 알아야 한다.

오동철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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