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학을 한 지 17년을 넘어 18년째에 접어든다. 그 동안 많은 어려움이 있었지만, 요즘만큼 마음 상하는 일을 겪은 적이 있었는가 싶다. 또 효율성, 적합성으로 돈을 ‘준다, 안 준다’를 반복하는 시 행정에 참 많이 할큄을 당했다. 2015년 4월, 비정규학교 보조금 중단 문제로 시 체육청소년과 과장 및 계장과 면담을 했다. 당시 체육청소년과는 보조금 지원을 하지 않겠다는 입장(2015년 3월 31일)에서 갑자기 태도를 바꿔 교육프로그램 명목으로 지원을 하겠으니 신청을 하라고 통보해 왔다. 청소년 부서라 평생교육이나 성인교육은 지원을 하지 않겠다고 해놓고서는 왜 지원을 하느냐 따져 물으니 체육청소년과 과장은 앞으로도 지원을 하겠다고 말했다.

2015년 9월 30일, 2016년 야학 관련 예산 책정 여부를 청소년과에 문의를 해보니 성인 대상 교육시설이기에 예산을 잡지 않았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지속적으로 지원하기로 약속하지 않았냐는 질문에 올 한해만 지원하겠다고 말했단다. 녹취라도 할 것을…. 순진했다.

화가 나는 것은 지원을 하던 시설에 지원을 중단하겠단 내용을 공지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직접 시청 담당부서를 찾아가 물어야 답을 준다. 지원이 중단되면 어떤 일이 생기는지를 물어보거나 예측조사라는 따윈 하지 않는다. 그냥 책상에서, 자기들 임의로 결정하면 끝이다. 협의나 절차 따위는 어디 쓰레기통에 넣어 버린 것 같다.

두 번째로 화가 나는 것은 문제해결을 위한 대안이나 대책마련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작년에 한 사업이니 하는 것이고, 한 번도 지원한 적이 없으면 지원을 하지 않는다. 능동, 창의, 창조는 적어도 내가 경험한 공무원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단어다. 왜 지원을 받는 현장이 직접 법률을 뒤져, 지원 방법을 제시해야 하는 걸까?

결국 크게 배웠다. 공무원들과 이야기를 할 때는 녹음기를 챙겨갈 것, 모든 질의 내용은 문건으로 오고갈 것, 공무원은 믿지 말 것을 말이다. 아 이 얼마나 아름다운 세상인가? 사람과 사람이 믿지 못하는 이 대한민국 춘천의 모습이 정녕 아름답지 않은가?

강종윤 (신흥늘배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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