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에 대규모 사업이 유치되면 가장 먼저 생각해야 하는 것이 교통문제다. 사회간접자본투입(SOC)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도로나 철도의 개설이다. 레고랜드로 인한 춘천시내 교통대책의 당사자는 춘천시다. 춘천시가 얼마나 교통대책을 잘 하느냐에 따라 사업의 성패가 달라질 수 있다는 의미다. 과연 춘천시는 레고랜드로 인한 교통대책을 잘 준비하고 있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서울~춘천고속도로는
이미 포화상태


본격적인 검증에 앞서 2014년 2월 KDI 공공투자 관리센터의 예비타당성 보고서에 나와 있는 수도권 접근성의 문제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그림1)을 보면 춘천으로 유입되는 차량대수 및 증가속도를 알 수 있다. 수도권에서 춘천으로 접근하는 가장 빠른 수단인 서울~춘천고속국도의 차량 대수가 2011년 하루 1만5천269대인데, 연평균 54.56%로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여기에 만종에서 춘천까지 1만7천455대가 동홍천 JC에서 합류하면 차량대수는 3만2천대를 넘어간다.

여기에 더해 서울~춘천고속도로를 이용하는 전체 차량대수는 1일 평균 8만대가 넘는다고 한다. 지금도 주말에 서울~춘천고속도로를 이용해본 사람은 체증이 얼마나 심한지 잘 알고 있다. 평일에 한 시간도 채 걸리지 않는 고속도로가 주말이면 3~4시간이나 걸린다.

서울~춘천고속도로가 이미 포화상태에 이르렀음을 의미한다. 여기에 더해 KDI 수요예측보고서에서 예측한 수도권 거주(서울·경기·인천) 레고랜드 유입 관광객 비율은 전체 관광객 167만9천548명의 75.3%인 연간 120만명이다.(그림2참조)

이 비율을 ‘교통대책’ 자료인 1일 평균 2만2천818대(왕복)의 75.3%를 더하면 서울~춘천고속도로의 춘천 진입은 1일 최대 5만여대의 교통량이 발생한다는 추정이 가능하다. 평균 3만2천여대의 1.5배가 넘는 교통량이 증가한다면 고속도로의 기능이 마비될 것은 자명하다. 강원도와 춘천시의 발표대로 연간 200만명의 관광객이 추가로 온다고 가정한다면 고속도로가 제 기능을 할 수 없다는 것이다.

춘천시는 왜 정보를
공개하지 않는가


<춘천사람들>은 레고랜드로 인한 춘천시내 ‘교통대책’을 살펴보기 위해 ‘강원도 레고랜드 추진단’과 춘천시 관광과에 “춘천 호반(하중도)관광지 조성사업 교통영향분석 개선대책”(이하 교통대책) 자료를 공개할 것을 요청한 바 있다. ‘교통대책’ 자료는 2013년에 조사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춘천시는 정보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교통대책’은 레고랜드 테마파크 및 호반관광지 조성사업으로 인한 춘천시내 교통흐름을 파악하고 그 대책을 세우기 위해 작성됐을 것이다. 그런데 춘천시가 이 자료를 공개하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12월 3일 <춘천사람들> 기자가 춘천시 관광정책과 담당자에게 ‘교통대책’ 자료를 요구했지만, 해당 담당자는 자료가 있는지 모른다고 말했다. ‘강원도 레고랜드 추진단’에도
똑같은 자료를 요구했지만 주무부서인 춘천시청 관광과에 요구하라고 했다. 기자가 이미 지난 6월경에 같은 자료를 정보공개 요청했지만 교통대책이 아닌 엉뚱한 자료만 공개한 바 있다.

<춘천사람들>이 입수한 ‘교통대책’ 자료를 보면 레고랜드로 인한 춘천시의 교통대책은 문제가 있어 보인다. 레고랜드는 주요 관광객을 수도권에 의존하는 특성이 있다. 이는 앞에서 본 (그림2)의 KDI 예비타당성 보고서에서도 나타난다. 대규모 관광객이 들어오는 것보다 더 중요한 일은 오는 관광객에게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고 다시 오게 만드는 재방문 기회를 만드는 것이다. 지난해 춘천시 관광객은 이미 1천2백만명에 육박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런 관광객의 증가가 고속도로와 시내간선도로의 서비스 수준을 낮게 만드는 원인일 것이다. 수도권에서 레고랜드로 유입되는 차량들은 온의동 교차로와 공지천 사거리에서 대부분 합류하게 된다. 그러나 <춘천사람들>이 입수한 교통대책 자료에는 이 구간의 교통대책이 없다.(그림3참조)

(그림3)에는 가장 문제가 될 가능성이 높은 온의교차로~춘천역구간이 대상에서 빠져있다. 이를 확인하기 위해 정보를 요청했으나 공개하지 않아 이 구간의 서비스수준 분석 자료가 있는지 확인할 방법이 없다. 다만 이 자료에 나오는 우림타이어(효자동 남부시장인근)~춘천역 앞이 왜 검토가 되었는지는 의문이다. 외지에서 오는 차량으로 인한 영향을 분석해야 하는데 이 자료는 시내의 차량영향만 나타내고 있다. 이 부분에 대해 레고랜드 추진단 관계자는 ‘남부시장 사거리부터 영향평가를 했는데 별문제가 없다’고 대답했다. 공허한 대답이다. 어떤 이유로 수도권에서 유입되는 주요도로가 아니라 남부시장 사거리~춘천역 구간을 산출했는지 모르지만 여기에 대한 판단은 시민들이 할 수밖에 없다. 분명한 건 지금도 혼잡시간대에는 온의교차로~춘천역 구간에 차량정체가 심하다는 사실이다. 여기에 2.5배의 차량이 더 유입된다면 그 서비스 수준은 최악이 될 것이 자명하다는 지적이다. 여기에 더해 농아인협회~GS주유소 앞(근화동) 구간의 서비스 수준이 최하등급인 E등급이라는 사실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시내에서 남부 외곽도로로 빠지는 도로사정이 이와 비슷할 것이라고 예상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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빤히 보이는 교통대란, 관광객
수요예측 적은 것이 오히려 다행?


지난 7월 22일 춘천시의회 이상민 의원은 레고랜드 테마파크로 인한 교통영향대책을 질의하며, 서울~춘천고속도로가 이미 주말이면 포화상태에 이르는 상황에서 대책이 있느냐고 질의한 바 있다. 이 문제에 대해 춘천시는 애초 서울∼춘천고속도로 건설 당시 추정교통량 분석 수치인 1일 4만4천923대의 2배 이상 초과하는 교통량을 보이면서 포화상태를 보이고 있다며 고속도로 확장과 자동차 전용도로 건설을 추진하겠다고 답변했다.

더불어 최동용 시장은 ‘레고랜드, 삼악산 관광벨트 등 관광시설 확충을 위해 교통인프라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서울∼춘천 간 자동차 전용도로 중 미개설 구간인 남양주∼춘천 구간의 조기 건설, 국도 5호선 확장, 외곽지역 국도 대체 우회도로를 조기에 착수할 수 있도록 정부에 건의하겠다’고 했다.

강원도의 숙원사업인 서울~속초 간 고속전철과 국도 5호선 확장사업이 30년이 넘도록 지지부진한 것을 잘 알고 있는 춘천시민들은 답답할 수밖에 없다. 교통이 불편하면 오던 관광객도 발길을 돌리는 문제를 검토했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이미 춘천시의 연간 관광객이 1천200만명에 이르는 상황에서 200만명의 새로운 관광객을 유치하려다 기존에 오던 관광객마저 발길을 돌리는 사태가 일어나지 않는다고 말할 수 없다.

고속국도 확장과 서울~춘천간 자동차 전용도로 개설, 온의 교차로~춘천역간 도로 확장, 시내 남부권 새로운 도로 개설 등의 교통대책이 나오기 전까지 시민들은 고스란히 불편을 감수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제대로 된 교통 대책이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KDI 보고서의 레고랜드 관광객 수요예측을 위안으로 삼아야 한다는 우스개 소리를 해야 할 판이다.(그림4 참조) KDI 보고서에 따르면, 레고랜드 유입 관광객은 개장 초기에 약 179만명, 2040년에 이르러 약 184만명으로 수요를 예측하고 있다. 앞으로 25년 후에도 강원도와 춘천시가 밝힌 200만명에 미치지 못하는 숫자다. 이것을 다행이라고 해야 할까, 불행이라고 해야 할까?

오동철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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